김경희 지음/까치·1만8000원 2014년 4월,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깊은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졌다. 이것이 국가인가, 라는 탄식은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 질문을 낳았다. 여기에다 박근혜-최순실의 무책임·무능력·국정농단은 결국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 정치학자 김경희 이화여대 교수의 신간 <근대 국가의 개념-레스 푸블리카에서 스타토로>는 서양에서 근대 국가 이념의 토대를 놓은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을 줄기 삼아 국가의 의미와 바람직한 모델에 대한 성찰적 대답을 모색하는 책이다. 서구의 국가 형태는 도시국가(폴리스), 봉건제 국가, 영토 국가, 근대 국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지은이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핵심이 있다고 말한다. 국가는 특정 사인의 것이 아니라 그 구성원 모두의 것, 다시 말해 ‘공공의 것’이라는 점이다. 지은이는 1부 ‘중세 후기 국가론: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 2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의 정치위기’, 3부 ‘마키아벨리의 국가론’ 등 모두 3부로 짜인 이 책에서 주장의 논증을 펼친다. 1부에선 12세기 영국 사상가 존 솔즈베리가 국가를 인체 구조에 비유한 ‘유기체적 국가론’과 13세기 중반 이후 라틴어로 번역본이 쏟아져 나온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이 유럽인의 국가관에 미친 영향 등을 고찰한다.
마키아벨리 초상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마키아벨리는 시민 개개인의 능력 발휘와 국가공동체의 충만한 활력을 위한 ‘공공성’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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