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3일 ‘2018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기념문학제) 개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문학제에선 김경린·문익환·박남수·박연희·심연수·오장환·조흔파·한무숙·황금찬 등 9명을 대상 작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획위원장인 박수현 교수(충남대 국어교육과)는 “이들 작가가 20살이던 1938년은 일제가 중일전쟁에서 승리하고, 학교에서 조선어 교육을 선택과목으로 바꾸는 등 조선의 문인들이 절망에 빠져들고 본격적으로 친일로 접어드는 시기였다. 이 시기를 거친 3세대 조선문학가들인 이들은 현실적 대응 또는 문학적 완성이란 새로운 윤리를 찾아내는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선정 취지를 설명했다.
왼쪽부터 문익환 시인·목사(1918~ 1994), 박연희 소설가(1918~2008), 오장환 시인(1918~미상), 심연수 시인(1918~1945)
두 단체는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돌 문학가들을 선정해 이들의 문학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행사를 열어왔다. 기념문학제 첫 행사로 새달 3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분단과 충돌, 새로운 윤리와 언어’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전문가들이 각 문학가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시인인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문익환 목사는 올해 관련 단체에서 그의 문학가로서의 면모도 다루는 것을 포함해 더 큰 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이번 행사에선 총론에서만 다루고 별도 발표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남수 시인(1918~1994), 조흔파 소설가(1918~1980), 한무숙 소설가(1918~1993), 황금찬 시인(1918~2017)
일반 대중들도 이들의 문학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새달 4일 저녁 7시30분에는 서울 마포 중앙도서관에서 ‘문학의 밤―나는 슬프지 않아도 좋았다’를 마련한다. 젊은 시인들이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낭송하고, 음악가들이 이들의 작품을 토대로 한 공연을 펼친다. 이어 6월1일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경린 시의 재조명’ 학술행사를, 6월20~21일 대전에선 ‘오장환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연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사진 대산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