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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영화 거장 왕가위가 풀어놓은 ‘작품 밖의 말’

등록 2018-04-05 18:54수정 2018-04-05 19:28

왕가위-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왕가위·존 파워스 지음, 성문영 옮김/씨네21북스·4만8000원

영화 감독은 작품으로 말을 하지만, 때론 ‘작품 밖의 말’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페데리코 펠리니(<나는 영화다>), 구로사와 아키라(<자서전 비슷한 것>),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중요한 장면들>) 등 거장들의 자서전이나 인터뷰집은 그들의 영화 세계를 하나로 꿰어보는 값진 기회를 제공한다.

홍콩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인터뷰집 <왕가위> 역시 ‘거장의 책’ 목록에 올릴만한 책이다. 데뷔한 뒤 30년 동안 ‘작품 밖의 말’을 아껴왔던 그가 영화평론가 존 파워스에게 자신의 삶과 <열혈남아>부터 <일대종사>까지 각 영화들의 탄생 배경과 제작 비화 등에 대해 모처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 때문에 ‘눈으로 먹는 사탕’이란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왕가위는 자신의 영화가 지닌 ‘매혹’의 깊이가 훨씬 더 깊다는 것을 보여줬다. 상하이 출신 이민자로서 어린 시절 홍콩에 정착한 그의 영화는 “전부 홍콩에 대한 것”이다. 시간, 기억, 유배, 실연 등의 주제들을 오가며, 그는 “고국 땅을 떠나 집이 될 다른 곳을 찾아 나선 많은 중국 사람을 대변하고 또 그들에게 말을 건다.” “매번 영화를 발견하는 여행을 떠나는 탐험가”로서, 그는 “궁극적으로 플롯이나 대화가 아니라 시와 진실과 감정의 덧없는 순간들을 잡아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해낸다.

<아비정전>의 뜬금없는 마지막 장면이 나오게 된 배경, <해피 투게더>에서 배우 관숙이의 출연분을 몽땅 들어낸 이유, 장국영과의 인연 등 흥미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함께 수록된 미공개 스틸컷들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잡아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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