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현대지성·2만2000원 투키디데스와 함께 고대 로마의 최고 역사가인 티투스 리비우스(기원전 59~기원후 17년)가 평생에 걸쳐 쓴 대작 <로마사>를 마침내 한글로 읽을 수 있게 됐다. 리비우스는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의 개국 신화에서부터 기원전 9년 아우구스투스의 통치까지 750년의 역사를 142권의 방대한 분량에 남겼다. 아쉽게도 현전하는 것은 1~10권과 21~45권 등 모두 35권뿐인데, 이 중 우선 1~5권이 한권의 번역본으로 처음 나왔다. 기원전 390년 골족(오늘날 프랑스를 일컫는 갈리아 지방의 켈트족)의 로마 침략까지의 이야기다. 책의 원제는 <아브 우르베 콘디타(Ab Urbe Condita)>. ‘도시(로마)가 창건된 이래로'라는 뜻인데 <리비우스의 로마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먼 훗날 마키아벨리가 공화정을 논한 <로마사 논고>(1517년)가 바로 ‘리비우스의 로마사 중 첫 열권에 대한 담론’(책의 원제)이다. 리비우스의 젊은 시절은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이행하는 격변기였다.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내전(BC 49), 카이사르 암살(BC 44),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내전(BC 31)이 잇따랐다. 리비우스는 정계 입문을 포기하고 당대 최고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키케로에게서 수사학과 철학을 배운 뒤 로마사 집필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원저는 당대에 “크림 빛이 도는 풍요로움”이란 찬사를 들었을 만큼 매혹적인 문장으로도 정평이 났다. 사실만 나열된 딱딱한 역사서가 아니라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 주요 인물들의 연설과 치열한 논쟁은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는 것 같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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