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곽명단 옮김/돌베개·1만2000원 1906년 미국의 휴양지로 유명한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한 상류층 저택에서 가족과 하인들 6명이 집단으로 장티푸스에 걸린다. 치사율이 20%에 이르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당시엔 면역법이나 치료법이 없었지만, 다행히 이들은 생명을 건진다. 역학자 조지 소퍼는 끈질긴 추적 끝에 그 저택에서 일하던 여성 요리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37살의 아일랜드 이민자 메리 맬런. 그가 요리사로 거쳐온 집마다 장티푸스가 발병해 그 숫자가 24명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경찰관과 함께 그녀를 체포했다. 병원에 끌려간 맬런은 법원의 명령서 없이 소변과 대변, 혈액 표본을 채취당했다. 그녀가 장티푸스 보균자임이 확인됐다.
<뉴욕 아메리칸>은 1909년 6월 30일자 기사에 실은 그림에서 솥에서 피어오른 연기에 비춰진 해골 모양의 모습을 그려넣는 등 메리 멀런을 마녀처럼 형상화했다. 뉴욕 공립 도서관, 돌베개 제공
1909년 6월 <뉴욕 아메리칸>은 메리 맬런의 실명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 ‘장티푸스 메리’”란 표현과 함께 맬런이 해골처럼 생긴 장티푸스균을 계란처럼 깨뜨려 프라이팬에 넣고 있는 커다란 삽화를 그려 보도했다. 뉴욕 공립 도서관, 돌베개 제공
메리 맬런으로 추정되는 인물(왼쪽)이 노스브라더섬에서 다른 환자들과 함께 있는 모습. <뉴욕 아메리칸> 1909년 6월 30일자. 뉴욕 공립 도서관, 돌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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