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연습장 | ⑦ 데우다 : 덥히다
뜨겁게 먹고 따뜻하게 지내자
[오늘의 연습문제]
다음 중 ‘데우다’와 어울리는 것에 ○표, ‘덥히다’와 어울리는 것에 ∨표를 하시오.
식어버린 찌개, 미지근한 목욕물, 찻물, 차가운 식수, 식은 국, 방, 찬밥, 실내, 몸, 술, 손, 우유, 가슴, 마음
[풀이] ‘데우다’와 ‘덥히다’의 차이는 어원에서 잘 드러난다. ‘데다’에서 온 ‘데우다’는 불기운을 쬐어 뜨겁게 만든다는 뜻이다. 반면 ‘덥다’에서 나온 ‘덥히다’는 ‘덥게(따뜻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데운’ 것은 ‘덥힌’ 것보다 온도가 높다. 밥이나 국, 찌개 같은 것을 대개 뜨끈하게 해서 먹기 때문에, 음식에는 ‘데우다’가 제격이다. “따끈히 데운 우유” “술을 데워 마셨다” 등에서도 보듯이, ‘데우다’에는 ‘차거나 식은 음식을 따끈하게 만든다’는 뜻이 있다.(“찌개를 덥혀 먹는다”에서 ‘덥혀’는 ‘데워’의 입말꼴로, 음운상으로 강한 느낌을 좇은 결과다.) 그런데 “미지근한 물”처럼 웬만큼 온기가 있는 것의 온도를 더 올릴 경우에는 ‘데우다’를 잘 쓰지 않는다. 20도의 물을 40도로 올릴 때에는 ‘덥히다’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이 목욕물에 ‘데우다’와 ‘덥히다’를 다 쓸 수 있는 이유다. 양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다. 같은 물이라도 찻물일 때에는 ‘데운다’가 자연스럽고, 대중탕의 물같이 양이 많아질 경우에는 ‘덥히다’가 더 자연스럽다. ‘덥히다’는 ‘실내’와 절친하다. “군불을 때서 안방을 덥힌다” “보일러를 틀어서 거실을 덥힌다” 등등. 만약 실내가 뜨거울 정도라면 견디기 힘들 터이기에 “방을 데운다” 같은 표현이 드문 것이다. ‘몸’도 ‘덥히다’의 벗이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덥힌다” “모닥불을 쬐어 손을 덥힌다” 등에서 보듯이, ‘덥히다’에는 체온을 적당히 올린다는 뜻이 있다. 이때에도 ‘데우다’를 쓰지 못하는 까닭은, 그럴 경우 몸이 ‘데기’ 때문이다. 흔히 심신을 한 덩어리로 여기기에, ‘덥히다’는 마음을 푸근하고 흐뭇하게 한다는 의미로 쉬 발전한다. “마음을 덥혀주는 훈훈한 미담” “가슴을 덥혀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등이 그렇다. 만약 “가슴이 뜨거운” 정도에 이른다면 필시 열렬한 연애감정 같은 것에 휩싸인 상태일 것이다. 따끈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덥힌’ 방 안에서 추위를 피하거나 뜀박질을 해서 몸을 ‘덥히는’ 것도 요령이겠거니와, 아예 추위를 잊는 방법도 있다. 주머니가 여유로운 술꾼이라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더운’ 해장국을 사먹을 수도 있을 테고, “빈대떡 신사”라면 남은 동태찌개를 따끈하게 ‘데워’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요약] 데우다: 식은 음식이나 찬 액체에 불기운을 쏘여 뜨겁게 만들다|찬 것의 온도를 올리다 덥히다: 실내온도나 체온을 올려 따뜻하게 만들다|미지근한 것의 온도를 더 올리다 김철호/ 번역가·도서출판 유토피아 대표 [답] ○표(데우다): 식어버린 찌개, 찻물, 차가운 식수, 식은 국, 찬밥, 술, 우유 ∨표(덥히다): 미지근한 목욕물, 방, 실내, 몸, 손, 가슴, 마음
[풀이] ‘데우다’와 ‘덥히다’의 차이는 어원에서 잘 드러난다. ‘데다’에서 온 ‘데우다’는 불기운을 쬐어 뜨겁게 만든다는 뜻이다. 반면 ‘덥다’에서 나온 ‘덥히다’는 ‘덥게(따뜻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데운’ 것은 ‘덥힌’ 것보다 온도가 높다. 밥이나 국, 찌개 같은 것을 대개 뜨끈하게 해서 먹기 때문에, 음식에는 ‘데우다’가 제격이다. “따끈히 데운 우유” “술을 데워 마셨다” 등에서도 보듯이, ‘데우다’에는 ‘차거나 식은 음식을 따끈하게 만든다’는 뜻이 있다.(“찌개를 덥혀 먹는다”에서 ‘덥혀’는 ‘데워’의 입말꼴로, 음운상으로 강한 느낌을 좇은 결과다.) 그런데 “미지근한 물”처럼 웬만큼 온기가 있는 것의 온도를 더 올릴 경우에는 ‘데우다’를 잘 쓰지 않는다. 20도의 물을 40도로 올릴 때에는 ‘덥히다’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이 목욕물에 ‘데우다’와 ‘덥히다’를 다 쓸 수 있는 이유다. 양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다. 같은 물이라도 찻물일 때에는 ‘데운다’가 자연스럽고, 대중탕의 물같이 양이 많아질 경우에는 ‘덥히다’가 더 자연스럽다. ‘덥히다’는 ‘실내’와 절친하다. “군불을 때서 안방을 덥힌다” “보일러를 틀어서 거실을 덥힌다” 등등. 만약 실내가 뜨거울 정도라면 견디기 힘들 터이기에 “방을 데운다” 같은 표현이 드문 것이다. ‘몸’도 ‘덥히다’의 벗이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덥힌다” “모닥불을 쬐어 손을 덥힌다” 등에서 보듯이, ‘덥히다’에는 체온을 적당히 올린다는 뜻이 있다. 이때에도 ‘데우다’를 쓰지 못하는 까닭은, 그럴 경우 몸이 ‘데기’ 때문이다. 흔히 심신을 한 덩어리로 여기기에, ‘덥히다’는 마음을 푸근하고 흐뭇하게 한다는 의미로 쉬 발전한다. “마음을 덥혀주는 훈훈한 미담” “가슴을 덥혀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등이 그렇다. 만약 “가슴이 뜨거운” 정도에 이른다면 필시 열렬한 연애감정 같은 것에 휩싸인 상태일 것이다. 따끈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덥힌’ 방 안에서 추위를 피하거나 뜀박질을 해서 몸을 ‘덥히는’ 것도 요령이겠거니와, 아예 추위를 잊는 방법도 있다. 주머니가 여유로운 술꾼이라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더운’ 해장국을 사먹을 수도 있을 테고, “빈대떡 신사”라면 남은 동태찌개를 따끈하게 ‘데워’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요약] 데우다: 식은 음식이나 찬 액체에 불기운을 쏘여 뜨겁게 만들다|찬 것의 온도를 올리다 덥히다: 실내온도나 체온을 올려 따뜻하게 만들다|미지근한 것의 온도를 더 올리다 김철호/ 번역가·도서출판 유토피아 대표 [답] ○표(데우다): 식어버린 찌개, 찻물, 차가운 식수, 식은 국, 찬밥, 술, 우유 ∨표(덥히다): 미지근한 목욕물, 방, 실내, 몸, 손, 가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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