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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박노자 교수가 들려주는 ‘러시아 혁명 이후’

등록 2017-10-12 19:59수정 2017-10-12 20:38

[잠깐 독서]

러시아 혁명사 강의
박노자 지음/나무연필·1만6000원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아프도록 적확하게 짚어온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한국학)가 이번엔 자신이 자란 러시아를 이야기한다. 100주년을 맞은 러시아 혁명의 전후 맥락을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등 세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책은 ‘혁명 이후’를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그는 “소련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사회주의는 국민 모두가 정치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가폭력을 통한 주민 통제가 일상화됐던 소련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만으로 가득 찬 혁명 이후 사회는 왜 새로운 혁명으로 나아가지 않고 스탈린 체제 지지로 귀착되었는가’라고 그는 되묻는다. 이외에도 ‘무장 혁명 후 프롤레타리아 독재국가 건설을 대치할 대안은 무엇인가’, ‘트로츠키는 역사의 실패자인가’ 등 쉽사리 답하기 힘든 질문을 던진 뒤, 설명이 이어진다.

2007~2016년 강의록을 토대로 만들어 마치 교실에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자신의 경험담이 그대로 녹아 있어 실제와 동떨어진 이론에 치우친 기존 러시아 혁명 관련 책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혁명가에 대해서도 미화나 매도 없는 객관적 시각이 돋보인다. 레닌의 비민주성, 내부 비판자를 탄압한 혁명 이후 풍경, 트로츠키의 국가만능주의 사고, 성장을 사회적 명분으로 삼아 자행된 스탈린 체제의 국가폭력 등을 지적하는 등 비판적 시각이 다소 강하다.

책을 읽으면 독재와 시민혁명을 겪은 한국사회, 소련을 공부했던 1980년대 대학가, 그리고 작은 조직의 운영원리까지 다양한 상념이 떠오른다. 책이 80년대에 나올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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