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단테 글, 조원희 그림/우주나무·1만3000원 아이에게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 아이가 바라고 상상하는 모습보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친 모습일 테다. 이상은 높고 현실은 따라가기 버거우니까. <나는 아빠가>는 아빠가 완벽한 존재이길 바라는 아이의 마음과 그에 견주면 초라할 수도 있는 실제 아빠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아이는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 장난감 선물을 넘치게 사줬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현실의 아빠는 퇴근길 붕어빵 한 봉지를 수줍게 내민다. 슈퍼맨처럼 힘이 세고 늘 강한 모습이면 좋겠는데 아빠는 종종 남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모르는 거 없고, 못하는 게 없는 ‘척척박사’였으면 하지만 내 곁의 아빠는 빈틈이 많다. 날마다 같이 놀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바쁜 아빠는 들어주기 힘들다. 아이가 잠잘 때나 들어오기 일쑤고, 주말엔 텔레비전만 본다. 하지만 아이도 안다. 최고의 아빠는 외형적으로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임을. 그래서 아이는 아빠가 사 온 붕어빵을 보고 좋아서 팔짝팔짝 뛰고, 아빠랑 좁은 소파에 같이 누워 텔레비전을 봐도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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