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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낙하산 논란’ 만화영상진흥원장 선출 또 무산

등록 2017-08-30 18:12수정 2017-08-30 21:27

이성용 후보자 전력·뒷배 논란
‘시국선언 색출’ 주도 드러난데다
윤태호 만협 회장이 응모 권유
진흥원 이사회, 세번째 결론 못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경.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경.
정부 인사의 ‘낙하산’ 논란이 벌어졌던 경기 부천시의 한국만화영상진흥원(진흥원) 원장 공모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9일 저녁 진흥원 이사회는 원장 선출을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참석자 전원이 ‘적격자 없음’으로 합의했다고 진흥원이 30일 밝혔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원장 선출을 위한 세 번째 이사회였지만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논란은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이성용 주무관(7급)이 원장 공모에 입후보하면서 시작됐다. 이 주무관은 정년이 1년 남은 현직으로 만화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에 문체부에서 내려보낸 낙하산이 아니냐는 만화계 일각의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지난 2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문체부가 아닌 지자체 산하단체라 원칙적으로 개인 자격의 입후보를 관여할 수는 없지만 문체부가 이런 데까지 조직 장악을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대선 당시 텔레비전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던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만협) 회장이 이 주무관에게 원장 응모를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특히 문체부와 진흥원 예산의 90%를 지원하는 부천시 관계자들이 직간접으로 이 주무관 지원에 나서서 원장 선출에 표를 행사하는 진흥원 이사들을 만났다는 증언이 나와 공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여기에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이 주무관이 만화가 시국선언을 주도한 사람을 색출하는 작업을 주도했다는 증언까지 보태지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이에 윤태호 작가가 회장으로 있는 만협은 지난 24일 원로만화가·여성만화가·웹툰작가협회와 함께 “최초로 진행되는 원장 민간공모로 긍정적 시도이며, 공모 절차는 매우 투명하며 공정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라는 건 진흥원 전체 직원과 이사, 문체부까지 모독하는 언사”라고 대응에 나섰다.

그러자 27일 김성모 박명운 등 만화가 40명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 선출 과정은 모든 만화인을 분노와 좌절에 빠뜨리고 있다. 현재 이사회에 상정된 후보자 2인에 대해 만화인들은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날 우리만화연대와 웹툰협회,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도 만협을 겨냥한 성명을 내 “특정 단체의 모 후보자에 대한 집요한 지지와 추천으로 생긴 파행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밝혔다.

결국 29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격론이 벌어졌고, 이 주무관이 원장 선출에 필요한 참석 이사 14명 중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결국 이사회는 전원 합의로 이 후보와 다른 후보인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위원, 두 명 모두에게 부적합 결정을 내리고 4차 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 작가는 <한겨레>에 “협회로 문의해달라”며 답변을 피했고, 이 주무관은 “다시 응모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크다. 지금으로선 (개별 의혹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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