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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다혜 기자의 ‘여’기서 ‘행’복하기 안내서

등록 2017-08-17 18:56수정 2017-08-17 19:20

잠깐 독서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예담·1만4000원

여행의 맛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건 ‘자유의 맛’ 아닐까. 수많은 시선으로부터의 자유. 나를 둘러싼 온갖 이목의 거미줄에서 놓여나 멀리서 바라보면, 거미줄은 레이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약발이 얼마나 갈진 몰라도.

접었다 폈다 반복되는 일상이 너덜너덜해질 때쯤, 여행은 삶을 이어 붙이는 풀이 되어준다.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여행 에세이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는 주말이나 단기간 휴가로 짬짬이 떠나는 평범한 여행자에게 꼭 맞는 책이다. ‘열심히 쉰다’는 형용모순! 여행 실전 팁 같은 건 왠지 열심인 것 같아 피곤한, ‘여행지에서 비로소 찾은 자아’는 사실 좀 의심되는 독자라면 코드가 맞겠다.

지은이에게 여행의 동기는 “신발이 발에 너무 잘 맞아서” “그냥 그러고 싶어서”처럼 사소하고, 여행의 주목적은 “예정대로 되지 않는 일을 더 여유 있게 경험”하는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해온 삶의 기술을 공유하는 이 책은 여행을 “이곳에서의 삶을 위한 떠나기”로 바라본다. 여행비를 버는 여기서도 행복할 것이 포인트. 여행자의 동선은 편도가 아니다.

어느 페이지를 펴도 현지인처럼 먹고 보고 듣고 잠자는 데 유용한 ‘감정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지은이는 여행지에 책을 가져가면 버리고 오기도 한단다. 좋으면 또 사면 되니까. 그 책은 누군가에게 우연히 읽힐지도 모른다. 이 책, 여행지에 가져가면 말벗이 되어줄 것 같다. 영화, 독서, 페미니즘 산문집을 두루 펴낸 문장가이자 뛰어난 입담으로 고정 팬을 확보해온 작가의 내공이 여행으로 빚어졌다니.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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