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책속으로
“나의 작은 친구, 그릴드릭이여, 너는 이제까지 너의 조국에 대해서 아주 훌륭한 찬사를 보냈다. 입법자가 되기 위한 자격의 적절한 요소는 무식과 게으름과 악덕이라는 것을, 너는 명백히 증명했다. 또한 법률을 왜곡하고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피하는 데 관심과 능력이 있는 자들이 법을 가장 잘 해석하고 이용한다는 것도 증명했다. 너의 나라에서는 어떤 제도들이 그 시작은 훌륭했으나 종내에는 그 취지가 반은 지워지고, 그 나머지는 부패 때문에 전부 흐려져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너의 사회에서는 어떤 지위를 얻는 데 그 방면의 완벽성을 요구하는 것 같지 않으며, 사람들은 고결한 인격 때문에 귀족이 되지도 않고, 성직자는 신앙심과 학식으로 승진되지도 않고, 군인은 그 행동과 용감성으로, 재판관은 그 성실성으로, 국회의원은 그 애국심으로, 자문관은 그 현명함으로 중용되는 것 같지 않다. 너 자신으로 말하면 인생의 대부분을 여행으로 보냈으니 너의 나라의 많은 악덕에 물들지 않기를 바라고 싶다.”(대인국 황제가 걸리버의 이야기를 다 듣고나서 주는 조언)
“내가 이 나라의 야휴들을 미워하기는 하지만, 맹금류의 성질이 잔인하다고 해서, 또는 날카로운 돌이 나의 발굽을 해친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성질이 역겹다고 해서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위 이성을 가졌다고 자처하는 족속이 그런 엄청난 잔학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이성의 타락이 야수성 그 자체보다 더 고약한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휘늠이 영국 사정을 설명한 걸리버에게 주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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