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포퓰리스트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

등록 2017-07-20 18:53수정 2017-07-20 20:20

포퓰리즘의 세계화
존 주디스 지음, 오공훈 옮김/메디치·1만5000원

민주주의는 서양의 발명품이 아닐지 모르지만, 포퓰리즘만큼은 서양의 발명품인 걸까. 미국의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인 존 주디스는 <포퓰리즘의 세계화>에서 “포퓰리즘은 미국인이 창조한 산물”이라며 포퓰리즘의 탄생 원인으로 양당제를 지목한다. 양당제에선 선거에 나온 양쪽 후보가 모두 중도 온건 노선으로 기울어져 낙태나 적자 같은 부수적인 문제를 두고 싸울 뿐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사안을 두고는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제불황이나 전쟁처럼 급격한 변화가 닥치면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포퓰리스트에게 끌리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가 늘어나는 데에도 이런 구도가 영향을 미쳤다(원서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16년 11월 출간됐다). 백인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은 부유층에게 유리한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 아래 세계화와 탈공업화 경제로 이동한 현실 때문에 자신들이 소외됐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선거자금을 받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해외 이전 흐름에 관세를 부과해 공장 이전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이민자 유입을 비난하는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실제로 타개해 줄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같은 우익 포퓰리스트를 ‘파시스트’로 부정확하게 비난하는 것은 이들이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이유를 보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지은이는 “우익 포퓰리스트 집단은 인종차별주의, 이민배척주의, 외국인 혐오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지만, 그들이 열거하는 불평은 진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같은 나쁜 포퓰리스트의 발흥을 문제로 생각하는 정치세력이라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트럼프와 다른 방식의 ‘진짜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호소로 들린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