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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원조 ‘욜로족’ 소로 다시 읽기

등록 2017-07-11 18:17수정 2017-07-12 10:01

탄생 200주년 맞아 저작물 눈길
번역 공들여 출간한 ‘월든’부터
‘소로의 일기’까지 치유의 글 넘실
1899년 11월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월든 호수의 북쪽 기슭. 사진 허버트 웬들 글리슨. 열림원 제공
1899년 11월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월든 호수의 북쪽 기슭. 사진 허버트 웬들 글리슨. 열림원 제공
“이 불안하고 부산하고 경박한 19세기에 살기보다, 이 세기가 지나가는 동안 가만히 서거나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기고 싶다.”

생태주의와 자연보호운동의 선구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탄생 200주년(12일)을 기념해 월든의 저작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 것이 아닌, 지금을 즐기며 살자는 ‘욜로’ 열풍으로, 정신없이 변하는 자본주의 문명에서 한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 다시금 그의 책을 찾고 있다.

소로의 대표작인 <월든>(열림원)은 한국의 대표적 번역가인 김석희가 번역해 출간했다. <월든>은 소로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2년2개월 동안 살았던 시기를 다룬 책으로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김석희는 “번역 이력에 이정표가 되기를 원했고, 그런 만큼 노력과 정성도 쏟았다”고 밝힐 정도로 번역에 공을 들였다. 사진가 허버트 웬들 글리슨이 20세기 초반 월든 호수 주변을 찍은 사진 66장도 실어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소로는 <월든>의 소재 대부분을 그의 일기에서 얻었다. 그는 44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기를 써, 그의 영문판 일기 전집은 각 500쪽이 넘는 책으로 14권에 이른다. 갈라파고스 출판사에서 낸 <소로의 일기>는 소로가 20살부터 34살까지 쓴 일기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을 추린 책이다. “나의 일기는 저기 항아리에 들어 있는 시든 잎처럼 여기저기에서 주워 모은 것으로, 산과 들, 숲과 늪지를 뒤져 찾아낸 것이다”처럼 <월든>을 떠올리게 하는 구절, “사랑의 병을 고치려 한다면 더욱 사랑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좋은 치유책이 없다”같이 사랑을 고민하는 22살 소로를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눈에 띈다.

미국 작가 제프 위스너가 엮은 <소로의 야생화 일기>(위즈덤하우스)는 소로의 일기 중에서 야생화를 관찰한 대목만을 모은 책이다. 소로와 열살이 넘는 나이 차를 뛰어넘어 사상적 동료이자 가까운 친구로 지냈던 랠프 월도 에머슨은 소로와 함께 개천을 산책하던 중 소로가 물속을 헤쳐 제비꽃을 찾은 뒤 “가슴께 주머니에서 일기를 꺼내 오늘, 5월20일쯤 피었어야 하는 식물 이름을 모두 읽었다. 은행원이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챙기듯 소로는 그 장부를 챙겼다”고 떠올린다. 화가 배리 모저가 200여장의 야생화 삽화를 그려 넣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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