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낮 서울 마포구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임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리스 조그라포스 대주교가 성화를 설명하고 있다. 정지필·사회평론 제공
“성 니콜라스 대성당의 기원을 따지면 537년 터키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까지 올라간다. 정십자 형태의 건물과 중앙돔 가장자리에 촘촘히 창을 내는 형식은 이때부터 정착된 양식이다.”
출판사 사회평론은 4일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3, 4권 출간을 기념해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책에서 다룬 비잔티움 양식인 성 니콜라스 대성당과 내부에 그려진 성화로 중세 미술의 이해를 돕는 자리였다. 1968년 건축한 대성당 내부엔 30년 동안 성화가 없었다가 1998년 그리스미술대학의 소조스 야누디스 교수가 비잔티움 양식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4일 서울 마포구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3,4권 출간 기념회를 연 저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정지필·사회평론 제공
양 교수는 “중앙돔 아래쪽에 창이 열을 지어 뚫려 있어서 중세 시대 사람들은 ‘지붕이 하늘에 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성 니콜라스 대성당의 건물과 내부 성화가 모두 과거 비잔티움 양식을 그대로 따른 것은 “반복이 아닌 전통의 계승”이라며 “이런 성당이 가까운 서울에 있어 책을 집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리스 태생인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리스 조그라포스(한국명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한국외대 그리스어과 교수)가 직접 나와 성화를 설명하면서 “성화는 숭배의 대상이나 장식품이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된 성서”라고 했다. 그는 예수의 탄생부터 승천까지 일대기를 그린 성당 내부 성화 중에서 오른쪽 벽면에 한글로 “주님의 변모”라고 쓰여 있는 성화를 가리키며 “(마태복음 17장의) 예수가 제자들과 산에 올라 신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그린 성화”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 내부에 그려진 성화. 1998년 그리스미술대학의 소조스 야누디스 교수가 비잔티움 양식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정지필·사회평론 제공
성당 중앙통로를 나가며 위쪽에 보이는 성화에선 예수가 “너희는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여라”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여러 인종의 제자들 가운데 한복을 입은 여성과 여자아이도 있다. 조 대주교는 “정교회는 지역의 문화와 민족을 존중해 성화에 지역 언어를 사용하고, 지역민을 성화에 그려 넣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인 <…미술이야기>는 원시와 고대 미술을 다룬 1, 2권만 총 5만권이 팔려 17쇄를 찍었다. 양 교수는 “다음엔 르네상스 시기 2권과 근현대 2권을 내고 마지막으로 한국현대미술을 다뤄 모두 9권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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