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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거짓말은 싫은데 자꾸만 하게 되네

등록 2017-06-22 19:23수정 2017-06-22 19:26

투덜이 빈스의 어느 특별한 날
제니퍼 홀름 지음, 김경미 옮김/다산기획·1만2000원

“윙키 아저씨, 아저씨가 깡통 스무개에 10센트라고 했잖아요!”

열살인 빈스는 단단히 화가 났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동생 커밋과 몇 시간이나 쓰레기더미를 뒤졌는데 윙키 아저씨는 “난 깡통 쉰개라고 했어”라며 딱 잡아뗐다. 분하지만 방법이 없다. ‘어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며 빈스는 5센트를 받는 것으로 타협했다. 직업을 구하지 못한 아빠, 남의 빨래를 대신하며 푼돈을 버는 엄마, 두 동생을 생각하면 이거라도 받아야 한다.

빈스는 미국 플로리다 남쪽에 있는 작은 섬 키웨스트에 산다. 1930년대 대공황으로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직업 없이 구호물품에 의지해 생활한다. 쓰레기를 치울 돈도 없어 마을 곳곳엔 쓰레기가 쌓여 있다. 어느 집 할 것 없이 아이들도 돈벌이에 나선다. 윙키 아저씨의 거짓말에 화가 난 빈스는 친구들과 다른 돈벌이로 껌이나 과일샐러드를 만들어 팔아보지만 모두 실패한다. 그러다 조니 케이크스 아저씨의 밀주 운반을 돕게 된다. 불법이라 마음이 불안해도 쉽게 돈을 벌자 망설임도 점점 사라졌다. 어쩌다 하게 된 거짓말로 ‘절친’인 친구의 집이 불타기 전까진.

<투덜이 빈스의 어느 특별한 날>은 늘 투덜대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씨 착한 빈스의 성장 이야기다. 어른들의 이런저런 거짓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빈스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서 거짓말은 왜 하게 되는지, 거짓말을 왜 해선 안 되는지를 겪고 깨닫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 문학상인 뉴베리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제니퍼 홀름의 신작이다.

실제 키웨스트의 역사에 바탕을 두고 쓰여 그 당시 인물들과 사건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그 당시 건축형태인 목조 주택 때문에 끊임없이 화재를 염려하는 모습이나 더러운 환경 탓에 기생충 감염이 빈번한 일화 등이 그려진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으로 마을에 온 행정관 줄리어스 스톤 주니어가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쳐 도시를 휴양지로 만드는 과정까지 허투루 담지 않았다. 초등 3학년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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