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일다·1만6500원 Sex Work-성노동의 정치경제학
멜리사 지라 그랜트 지음, 박이은실 옮김/여문책·1만5000원 독일 페미니스트 저널 <엠마> 발행인 겸 편집장 알리스 슈바르처의 대표작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독일어 초판 1975)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여성 오르가슴 신화, ‘삽입 강박’, 피임과 낙태, 여성과의 사랑을 꿈꾼 주부, 남편의 폭력, 연하 남자를 선호하는 이유 등 독일 여성들이 감춰둔 내밀한 섹스 이야기를 공론화해 70년대 독일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40여년 동안 이 책은 12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개정 한국어판 서문에서 슈바르처는 “성과 사랑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페미니즘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평화의 열망을 상징하는 광장에서 많은 촛불을 밝히고 있다는 소식에 더해, 이 책이 한국 젊은이들의 성과 사랑의 미로에도 퍽 유용한 지도가 되었다는 소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1년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펴냈고, 이번에 인터넷 저널 미디어 일다가 다시 펴내면서 미수록분 인터뷰 2개를 추가해 완결했다. <섹스 워크: 성노동의 정치경제학>은 성노동자로 일했던 미국의 현직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 ‘노동’ 문제를 풀어 썼다. 성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낙인과 경찰폭력, 인권 문제, 왜 성노동이 ‘여성문제’로 논의되는지, 매춘과 성매매의 용어 차이는 무엇인지, 모든 성노동 경험을 폭력 경험으로 환원할 때 생기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다각도로 다룬다. 원제는 ‘창녀 연기하기: 성노동이라는 일’(Playing The Whore: The Work of Sex Work). ‘매춘’이란 말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 성노동을 비범죄화하고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 성산업 자체를 법적으로 엄격히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상충하는 한국 사회에 또 한번 진지한 논의를 제안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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