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운동사 100년을 그린 만화책이 나왔다.
2007년 철도노조는 숙원사업이었던, 노조의 역사를 책과 만화책으로 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노조 관계자 10명이 6년에 걸쳐 철도노동자 230명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정리했다. 트럭 두 대 분량의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책으로 내기엔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들어, 일단 만화책을 먼저 펴내기로 했다. 김병구 철도노조 조직국장과 지영근 구로승무지부 대외협력부장이 글을 썼다. 18년째 철도노조 기관지 <철도노동자>에 그림을 그려온 최정규씨가 만화를 그렸다. 여러 차례의 파업 투쟁으로 작업이 번번이 중단돼 기획부터 출간까지 10년이 걸렸다. 노조의 온전한 공식 견해는 아니기 때문에 철도노조출판사가 아닌 일반 출판사인 갈무리에서 책을 냈다.
<만화로 보는 철도이야기>는 철도가 처음 한반도에 놓이기 시작한 일제강점기에 노동운동과 독립운동을 하던 철도노동자조직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 시기, 정권과 결탁한 어용철도노조가 만들어지고 1987년 6월항쟁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 민주적인 철도노조 집행부가 들어서고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은 노조 설립 54년 만인 2001년, 노조위원장 선거가 직선제로 전환되면서부터다. 노조는 계약직이던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 대규모 정리해고가 있었던 노무현 정부 때를 거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민영화 추진과 노조 탄압이 이어지던 2014년까지를 다룬다.
김병구 국장은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철도노조가 집필한 역사서가 없이 만화책을 먼저 내야 하는 상황이라 저자들이 직접 사건을 평가해야 했다. 내부적으로 논쟁도 붙는 등 집필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며 “중단된 정본 노조역사 편찬 작업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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