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직후인 1월13일 오후 경기 파주시 송인서적 물류센터.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적도매상 송인서적이 부도 4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송인서적은 19일 출판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23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서적도매상 2위 규모였던 송인서적은 지난 1월3일 최종 부도 처리됐었다. 이로 인해 출판사 2천여곳은 213억원가량, 서점 1천여곳은 140억원가량의 채권이 묶여 버렸다.
피해사 1400여곳의 위임을 받은 송인서적 출판사 채권단은 기업회생을 추진하면서, 인수 의사를 보인 인터파크를 우선인수협상기업으로 3월28일 선정했다. 아울러 출판사 채권단장인 장인형 도서출판 틔움 대표와 출판계 인사들을 이사진으로 한 새 이사회를 구성한 뒤 지난달 2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일주일 만인 지난 1일 신속하게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려, 송인서적의 영업 재개가 가능하게 됐다. 출판사들은 법원의 회생절차 과정에서 부채탕감률이 낮게 잡히고, 인터파크가 높은 금액에 인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터파크는 송인서적 지분 55%를 5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송인서적은 6월 중 인터파크와의 인수합병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서를 제출한 뒤 8월께 신주를 발행하고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출판사 쪽에서 보면, 수많은 지역 서점과 중고등학교 판매 등을 대행해주던 송인서적이 영업을 재개해 다시 거래처가 열린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송인서적의 경영 부실로 부도가 초래됐던 만큼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다. 조영남 알렙출판사 대표는 “송인서적에 불신이 쌓인 출판사 중에선 다시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고, 일부에선 과거 경영진을 형사고발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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