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로 주목받은 유발 하라리
미래 인류 전망한 신작 ‘호모 데우스’
신기술로 일자리 대부분 사라지고
불로장생 누릴 특권층 ‘신적 존재’로
인간에 행복 선물 ‘데이터 시스템’
오히려 인류 도태시킬 수도 있어
미래 인류 전망한 신작 ‘호모 데우스’
신기술로 일자리 대부분 사라지고
불로장생 누릴 특권층 ‘신적 존재’로
인간에 행복 선물 ‘데이터 시스템’
오히려 인류 도태시킬 수도 있어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김영사·2만2000원 유발 하라리가 돌아왔다. 이번엔 인류에게 닥칠 어두운 미래를 그린 섬뜩한 묵시록을 들고 왔다. 이 묵시록의 결말에 남는 것은 인류가 아닐 수도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교수(역사학)인 하라리는 2015년 말 국내에 출간된 전작 <사피엔스>로 전세계 45개국에서 5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사피엔스>에서 그는 “별 볼 일 없던 영장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을 탐구했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허구적 개념인 법과 돈, 신, 국가, 기업 등을 믿는 능력으로 인간이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던 점이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의 성공 비결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의 후속작은 출간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40개국에 출간계약을 맺은 <호모 데우스>(2015)는 과거 인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전작을 넘어 호모 사피엔스에게 닥쳐올 미래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10만년 동안 이어진 ‘호모 사피엔스’의 뒤를 잇는 ‘호모 데우스’의 탄생을 점친 것이다.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신’이라는 뜻이다. 하라리는 일종의 경고를 담은 이번 책에서 “인본주의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으며, 왜 인본주의의 꿈을 이루려는 시도가 그 꿈을 해체할 수 있는가”를 탐구한다. 그 탐구의 끝엔 우주적 규모로 데이터를 처리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네트워크와 일개 데이터로 전락해 결국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인류가 있다. 하라리는 21세기에 인류가 추구할 의제를 이해하기 위해 인본주의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는지를 되짚는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나 중세 기독교 신을 지나 근대를 지배한 ‘허구의 그물’은 인본주의였다. 근대 이후 인간은 과학과 이성이란 힘을 가진 대가로 신이 부여해주던 의미를 포기하고 스스로 의미의 창조자가 되는 인본주의를 믿기 시작했다. 20세기엔 인본주의의 세 가지 분파인 자유주의, 사회주의, 진화론(나치즘 등)이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가 승리를 거뒀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말대로 체제 경쟁은 끝났고 역사는 종언을 고한 듯했다. 그러나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는 유전공학과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이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인본주의의 근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로 군인, 변호사, 의사, 약사, 교사 등 많은 직업은 대부분 필요가 없어지고, 심지어 기업 경영자와 예술가의 자리도 침범당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엔 일하지 않는 거대한 규모의 계급이 생겨날 것이다. 이들은 연인 선택이나 투표 등 중요한 결정들은 알고리즘에 맡기고 약물이나 가상세계 게임을 하다 가치 없는 삶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는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장애와 질병이 생길 가능성을 제거하고, 천재 과학자나 예술가, 운동선수가 될 자질을 부여받은 ‘호모 데우스’가 탄생할 수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김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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