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흙에 생명을 불어넣은 조각가
노성두 글, 백종훈 미술놀이/다림·1만원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이 만든 유명 조각 작품 <생각하는 사람>에서 생각하는 그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바로 <신곡>을 지은 중세의 시인 단테다. 사실 이 작품은 애초에 <지옥문>이란 제목의 거대한 청동문 작품에서 위쪽에 앉아 있는 인물상으로 구상됐다. 그 아래 펼쳐진 <지옥문>에는 아수라장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 지옥이 바로 ‘생각하는 사람’ 단테가 떠올리고 있는 ‘지옥을 순례한 기억’이다. 그 뒤 로댕은 조각의 크기를 키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독립 작품으로 제작했다. 로댕은 조각을 건축물의 장식으로 사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작품으로 제작해, 근대와 현대 조각을 나눈 거장으로도 기록된다.
<로댕-흙에 생명을 불어넣은 조각가>에서 지은이 노성두 박사는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와 고전고고학을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로댕과 그의 작품, 당시 미술계에 관한 풍성한 지식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 <키스> 등의 작품을 그 앞에서 직접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처럼 생생하고 세밀하게 해설한다. 초등학생용으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일반인에게도 좋은 입문서가 돼줄 법하다.
당대 문화에 대한 이야깃거리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청동처럼 보이는 로댕의 조각 작품 중에는 청동이 아니라 석고에 색칠한 것들이 많다. 실제로 로댕이 살았던 당시엔 작가들이 전시회에 출품할 때 석고 작품에 초록색 물감을 발라 제출하는 것이 관례였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그의 취향대로 작품을 청동 또는 대리석으로 할지, 크기는 얼마로 할지 등을 새로 정했기 때문이었다.
각 장 끝에는 아이들에게 미술놀이를 가르쳐온 백종훈 아동미술지도사가 탈, 석고 부조회화, 석고 손뜨기 등 미술놀이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 3~6학년.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