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네코마키의 <고양이와 할아버지>(대원씨아이, 왼쪽)와 동명의 인기 영국 드라마를 그래픽노블로 옮긴 스티븐 모팻 각본의 <셜록>(영상노트, 오른쪽) 세트.
만화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 대형서점 집계 결과 지난해 만화책 판매가 7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맞아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이 등장하는 만화와 영화로 나온 그래픽노블이 특히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는 8일 만화 분야 책이 지난해 130만권 팔리며 집계 이래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서점의 만화 분야 책 판매량은 2009년 처음으로 120만권 고지에 올라선 뒤 100만~110만권 수준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지난해 전년도 대비 13.4% 증가하면서 단숨에 130만권 판매를 달성했다. 올해 1~4월 만화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 올해 판매량도 새 기록을 달성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만화책 판매량은 웹툰, 그래픽노블, 성인 등 대부분의 분야(직업·순정만화 제외)에서 성장했다. 특히 신장률이 높은 분야는 ‘동물 등장 만화’와 영화 제작 빈도가 높은 그래픽노블이었다.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시바견이 주인공으로 나온 네코마키의 <시바 아저씨>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같은 작가의 <고양이와 할아버지> 등이 지난해부터 사랑을 받았다. 또한 마블의 <어벤저스> 등 슈퍼히어로물 영화가 수백만의 관객을 모으면서 그래픽노블 중에서도 특히 영화나 드라마 제작으로 그래픽노블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5주차 만화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셜록>(6위), <너의 이름은>(12위), <공각기동대>(18위) 모두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만화 판매량의 꾸준한 증가세는 유년·청소년기 만화 독서량이 많았던 세대가 어른이 돼서도 만화를 즐겨 보는 ‘키덜트’ 현상의 한 단면으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만화책 구매 독자층은 30대(31.4%), 20대(30.0%), 40대(25.0%), 10대(6.5%) 차례였다. 10년 전인 2007년엔 20대(38.0%), 30대(24.7%), 40대(17.1%), 10대(16.7%)에 견주면 30대 독자 비율 증가와 10대 독자 비율 감소가 눈에 띈다.
구환회 인터넷교보문고 엠디(MD)는 “만화책 고정 독자들의 꾸준한 구매가 유지되면서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의 인기가 만화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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