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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움직이고 만나고 약탈하고 교류했네

등록 2017-04-13 18:51수정 2017-04-13 19:02

잠깐 독서
길 위의 세계사
조성은 지음/한겨레출판·1만3000원

길을 걷다 보면 시간이 흐른다. 흐르는 시간은 역사를 만든다. 시간의 학문인 역사를 공부할 때, 공간을 함께 상상할 수 있다면 즐거움이 커진다. <길 위의 세계사>는 호모 사피엔스부터 우주인의 시간까지 ‘인류의 이동 순간’ 아홉 장면을 소개한다. 해당 지역이 어디이고 그 공간을 채운 이들의 삶은 어떤 의도에서 출발했으며 결과가 어땠는지까지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일반 역사서보다 역동적으로 읽히는 까닭이다.

‘길 위의 역사’는 살다 보니 우연히, 더 잘 먹고 살려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 등의 이유로 새겨졌다. 20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 동남아시아를 거쳐 오스트레일리아와 시베리아, 북남미 대륙을 지나 칠레까지 이동했다. 이동 흔적엔 자연과 싸운 초기 인류의 고생이 선명하게 남았다. 11세기부터 13세기 후반까지 지속된 십자군 원정은 이슬람 왕국이 지배하는 예루살렘을 되찾고자 시작했다. 15~16세기 가난했던 유럽인들은 탐험을 떠나면서 약탈과 파괴의 역사를 이끌었다. 길고 잔혹한 전쟁을 마무리한 1950년대 인류가 지구 밖 우주로 향하는 모습까지 담았다.

교역을 통한 교류도 빼놓을 수 없다. 18~19세기 인도에서 면직물을 수입하던 영국이 면직물을 생산하게 되면서 인도는 값싼 영국 면직물을 역수입하게 되고 식민지가 되어간다. 13세기 태평양과 지중해를 장악한 몽골 제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다리 구실을 했다. 북아프리카에서 만든 유리병을 아시아의 유목민이 사용하고 초원 사람들이 먹던 요구르트를 불가리아 사람들도 즐기게 됐다. 청소년용이지만 성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만하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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