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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네거티브 선거, 피하지 말고 즐겨라

등록 2017-04-06 19:52수정 2017-04-06 20:21

선거캠페인의 ‘네거티브’ 기술
공격부터 논란 피할 조언까지
정치컨설턴트의 꼼꼼한 제안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한 2016총선시민네트워크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최경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등 1차 공천부적격자 9명의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한 2016총선시민네트워크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최경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등 1차 공천부적격자 9명의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네거티브 아나토미
배철호·김봉신 지음/글항아리·1만6000원

‘네거티브’라는 말을 들으면 염증을 느낄 정도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정책 대결만 하겠다’는 도덕적 순수성을 지키려는 태도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오랜 기간 정치 컨설턴트와 여론조사 전문가로 일해온 지은이 배철호, 김봉신은 네거티브 선거운동 전략을 다룬 <네거티브 아나토미>에서 이런 두가지 태도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다. 실제로 2008년 총선에서 노원병에 출마한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후보가 선거운동 초반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를 앞섰음에도 선거에선 패배한 원인이 바로 끝까지 네거티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네거티브는 우리나라에서만 성행하는 행태도 아니고, 오히려 공직에 걸맞은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검증하려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지은이들은 주장한다. 다만, 이때 ‘네거티브’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아니라 “7할의 사실과 3할의 진실(해석)에 기반을 둔”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네거티브를 말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유포할 경우, 당선이 되더라도 재판을 받아야 해 공직 수행에 제동이 걸리고 당선 무효까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와 운동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법 해설교육에 반드시 참석하고 사례집을 정독하라”고도 여러번 권한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최종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최종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선거 캠프 등에서 관여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부분은 아마도 “어떻게 네거티브를 할까”일 것이다. 책은 네거티브 공격의 5가지 기술(S·P·E·A·R)을 제안한다. 후보 대신에 네거티브를 해 줄 훈련받은 저격수(Sniper)를 구하라. 상대방이 공격에 대비할 수 없도록 고정된 틀을 두지 말라(Patternless). 쉬우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Easy & Emotion) 메시지를 사용하라. 정밀하게 타격해 ‘정타’(Aiming)가 되게 하라. 공격을 계속 이어가라(Rally) 등이다.

구전, 언론, 소셜미디어, 방송 등 네거티브를 실행할 매체별로도 활용 전략이 달라야 한다. 소셜 미디어 시대라고는 하지만 구전도 여전히 중요하다. 구전을 전달한 사람이 후보자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활용할 때는 이른바 ‘카펫’(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만이 아니라 검색에 잘 걸리는 포털사이트 블로그를 활용해야 한다는 팁도 잊지 않는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외에도 “학벌이 좋을수록 인상이 좋아진다. 지금이라도 특수대학원에 진학해 ‘가방끈 연장 전술’을 실행하라”는 학력 관리 조언부터 “태극기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일베 용어를 쓰거나 여성·인종·지역·종교·노인비하 발언을 하지 말라”는 충고도 깨알 같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인터뷰 조사 활용법, 여론조사 의뢰, 방법 등 실제 선거에 임한 후보자와 보좌팀에 도움이 될 만한 실무적 정보도 빼곡하다. 정당들에게는 네거티브 검증 기능을 당내에서 제도화하라고도 제안한다.

지방선거, 총선, 교육감 선거 등 각종 선거에 나갈 후보자들에겐 필독서가 될 만한 책이다. ‘그럼 나는 선거에 나갈 준비가 된 사람일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다음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살펴보면 좋겠다. 지은이들은 실제로 컨설팅을 하면서 “만약 면식도 없는 누군가를 3분 동안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사람을 당신의 지지자로 만들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답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출마 동기가 분명치 않은 후보 중에서 당선된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지은이들은 말한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워스트(worst) 후보, 베스트(best) 정책' 참석자들이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35명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자들을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검찰은 총선넷 회원 2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번주 들어 문재인·안철수·심상정·유승민·홍준표 등 5개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모두 확정됐다.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고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시작될 상황에서, 이 책은 누가 긍정적인 ‘네거티브’를 쓰는지 그냥 ‘흑색선전’을 남발하는지 분별할 준거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권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대통령을 뽑아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시민들에겐 어느 선거 때보다 절실한 능력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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