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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과학계 남성중심문화 바꿔야 여성 과학기술자 참여 는다

등록 2005-11-10 21:30수정 2005-11-12 00:34

이영희/가톨릭대 교수·과학사회학 leeyoung@catholic.ac.kr
이영희/가톨릭대 교수·과학사회학 leeyoung@catholic.ac.kr
과학이 만난 사회
‘과학기술학’(STS)이란 과학기술과 사회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과학기술학 안에서도 특히 과학기술을 성(젠더)의 차원에서 연구하는 흐름이 1980년대 이후 크게 성장해 왔는데, 이를 흔히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라고 부른다.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은 ‘왜 과학기술분야에는 여성이 그렇게 적은가’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기억해낼 수 있는 여성 과학기술자가 몇 명이나 될까를 한번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퀴리부인 말고 더 기억하는 여성 과학기술자가 없을 정도로 사실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의 존재는 미미한 것이었다. 과학기술은 사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지식체계이자 ‘희소자원’이라는 점에서, 이 분야에서의 여성의 주변화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에게는 여성이 근대적 사회구성의 핵심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은 앞의 질문에 대해 초기에는 주로 제도적 차원에서 존재하는 여성배제의 차별적 행태들을 지적하곤 했다. 예컨대 남성과학기술자에 비해 여성과학기술자의 업적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된다거나 채용 및 승진 등에 있어서 여성이 차별을 받는다는 점들이 주로 언급되었다.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문제의식은 그 후 더욱 발전하여 과학기술분야에 만연해 있는 남성중심적 문화가 여성의 배제와 차별을 가져오는 근본원인이라는 인식으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근대 과학혁명 이후 객관성 이성 지성은 남성적인 특성으로, 주관성 감성 자연은 여성적인 특성으로 규정되는 등 성 차의 사회적 스테레오타입화가 강화됨으로써 결국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은 문화적으로 배제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여성과학기술자들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하여 여성과학기술자의 채용 목표제나 연구과제 선정시 여성 참여 가산점 부여제 등이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향후 시행될 예정이다. 늦었지만 크게 환영할 만한 조처들이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 말해주듯 여성과학기술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일부 제도적 조치들은 중요한 출발점이기는 하나 그 자체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남성중심적 문화가 지배적인 과학기술분야를 어떻게 하면 좀더 여성친화적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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