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마음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창비·1만1000원
초등 필수 어휘 우리말 관용어
정재윤 지음/현북스·1만1000원
‘조마조마해’와 ‘초조해’는 언뜻 보기에 비슷하지만 뜻에 차이가 있다. 풍선이 곧 터질 것 같은 상황에서 마음이 불안하다면 ‘조마조마해’가 적절하고, 주사 맞을 차례가 다가와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건 ‘초조해’가 어울린다. 어휘가 부족한 아이들은 이럴 때 그냥 “무서워”라고 말하고 만다. 자기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만한 단어를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아홉 살 마음 사전>은 마음을 표현하는 80개의 단어를 사전처럼 가나다 차례로 담아낸 책이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적절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도록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응가’ 하는데 누군가 노크도 없이 문을 확 열 때는 ‘당황스럽고’, 머리를 깎으면 ‘산뜻하며’, 다 나왔던 코딱지가 쏙 들어갈 때 ‘허탈하고’, 엄마가 언니만 새 신발을 사주면 ‘서러운’ 식이다.
풍선이 터질까봐 무서울 땐, 조마조마해요. 창비 제공
감정 표현을 다양하게 익히면 다른 사람에게 자기 마음을 더 잘 전달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한층 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도 있다. ‘좋다’라는 표현만 아는 아이와 ‘기쁘다’ ‘벅차다’ ‘뿌듯하다’ ‘행복하다’ 등 다채로운 표현을 쓸 줄 아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결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감정 표현을 잘하면 의사소통도 훨씬 쉬워진다. 아이들은 기분 나쁠 때 뭉뚱그려 ‘짜증난다’는 말로 자주 표현하는데, 이때도 상황에 맞춰 ‘괴롭다’ ‘불쾌하다’ ‘속상하다’ ‘억울하다’는 식으로 말을 할 줄 알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까지 줄일 수 있다. 5살 이상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얼떨떨해’ ‘설레’ ‘후련해’ 같은 복잡미묘한 감정을 자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는 부모들이 곁눈질로 보기에도 좋은 사전이다.
<초등 필수 어휘 우리말 관용어>는 우리말을 더 맛깔나게 효과적으로 표현해주는 관용어 81개를 소개한다. ‘귀에 못이 박히다’ ‘코웃음을 치다’ ‘손에 땀을 쥐다’ ‘눈이 번쩍 뜨이다’ ‘발 벗고 나서다’ ‘입에 풀칠하다’ 같은 관용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세계 유명인사들의 일화에 녹여 보여준다. 두 다리를 잃고 장애인올림픽 달리기 선수로 출전했던 에이미 멀린스, 색맹 화가 닐 하르비손,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석유왕’ 존 록펠러 등의 이야기가 우리말 공부를 지루하지 않게 돕는다. 이야기를 읽으며 문맥상 짐작한 관용어의 뜻을 확인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예문을 넣었고, 관용어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가나다 차례로 목차를 꾸렸다. 초등 1학년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