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진 글·그림/고래가숨쉬는도서관·1만2000원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사노 요코 글·그림, 엄혜숙 옮김/상상스쿨·1만2000원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일어나 늘 앉던 의자에 앉아 항상 듣던 음악을 들으며 매일 비슷한 음식을 먹고 늘 마시던 차를 마시며 오늘도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내다 아침에 일어난 그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빅 백(Big Bag)-섬에 가다>의 첫 장은 이 문장들 옆으로 한 노인이 웅크린 채 침대에 누워있는 그림으로 시작된다. 노인은 어느 날 섬이 그려진 엽서 한 장을 받는다. “바다를 건너서 섬에 가봐야 진정한 어른”이라는 친구의 말에 그는 큰 가방을 싸서 집을 나선다. 집 밖으로만 나와도 노인에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밤새 파티를 즐긴 듯한 젊은이들, 다 부서진 성문을 지키는 늙은 군인, 거인 나무꾼, 수다쟁이 선장 등 낯선 만남이 이어진다. 식당 주방장은 고기수프를 대접하며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하룻밤 묵은 호텔에서 만난 사람들은 “막상 가보면 이곳이 그리울 거요” “가 봐야 좋은 건 아마 잠시뿐일 걸?”이라며 그의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노인이 태풍까지 뚫고 기어코 섬에 도착했을 때 그의 어깨를 더 움츠리게 했던 큰 가방은 사라지고 없다. 초등 3학년 이상.
<빅 백(Big Bag)-섬에 가다>.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제공.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상상스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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