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힘 송소연 상임이사. <한겨레> 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그날의 진실을 추적한 백서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2016)이 10쇄를 찍었다. 작년 3월10일 첫 쇄를 찍은 지 10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국내 2위 출판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 등 잇단 악재 속에서 700쪽에 이르는 두툼한 사회·비평서가 1년도 안 돼 1만부 넘는 판매를 기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책을 펴낸 재단법인 진실의 힘 송소연 상임이사는 “20일 찍은 10쇄까지 총 1만60000부를 인쇄했고 그 중 1만2000부 정도가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실의 힘은 독재정권 아래 간첩으로 몰렸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들이 만든 단체로, 2015년 봄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박종대씨(고 박수현 학생 아버지)를 만나 ‘세월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입수한 15만장 가까운 수사 및 재판기록, 국정조사특위 자료 등을 기록팀이 10개월 동안 분석해 재구성했다.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9분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시작해 10시30분 침몰하기까지 101분의 시간을 퍼즐 맞추듯 생생하게 재현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문을 밝히는 한편,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사건을 취재해온 정은주 <한겨레21> 기자, 박다영·박현진씨, 박수빈 변호사가 분석과 집필에 참여했다.
최근 촛불 정국에서 ‘세월호 7시간’이 주목받으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 연말 여러 인터넷 서점과 언론이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2016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것도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송 이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열망으로 책을 선택하는 것 같다”며 “진실 규명 뿐 아니라 적폐 청산의 요구까지 담은 ‘광장의 힘’이 책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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