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마르테 셰르 갈퉁·스티그 스텐슬리 지음, 오수원 옮김/부키·1만6000원 중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일종의 ‘시선의 균형잡기’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위협론부터 붕괴론, 중국이 해외 기업과 자산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공포부터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까지 극과 극의 편견 속에서 우리는 어떤 중국을 알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지은이들은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이 아닌!) 노르웨이 국방부의 중국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서구가 중국을 ‘대립되는 세계’로서 설정하고 애호와 혐오 사이를 계속 오락가락하며 편견에 가득 찬 이미지를 만들어왔다고 지적한다. 지은이들은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중심 편견 49가지를 하나씩 분석하고 뜯어보면서 중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섬세하고도 간명한 답변을 내놓는다. 가령 이런 질문들에 최대한 균형잡힌 답을 원한다면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다. 중국이 전 세계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왜 여전히 공산당을 지지할까? 중국식 국가주도 성장의 유효기간은 끝났는가?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나? 예를 들어, ‘중국에서 민주주의가 불가능할까?’란 질문에 대한 지은이들은 대답은 ‘아니오’이고,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중국 민주주의 운동은 1백년 넘게 지속되어 오면서 수많은 좌절과 방해를 극복하고 살아남았다. (…) 중국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은 약할지 모르나 정의에 대한 의식만큼은 매우 강하다. 중국에서 매년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시위가 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은 이들의 자발적인 민주적 욕망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이 될 것인가? “중국이 매력적인 소프트파워를 만들지 못한다면 21세기가 중국의 시대가 될 가능성은 그저 가능성에 불과하다.” 친미-친중, 한미동맹과 사드, 유커에 대한 환호와 ‘21세기 조공론’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우리에겐 더욱 유용한 책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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