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매력 빛나는 현장 노동운동가 출신
국회 입성 1년 반 만에 얻은 교훈은
“정책이 옳고 구체적이면 통하겠다는 확신”
울산 재선 졌지만 여전히 미래 밝다
아직 여섯살 민노당 걸음마부터 배우려 힘쓸터
권은정의 인터뷰 무제한/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인터뷰를 십년쯤 하면서 정치하는 이들에 대해 일부러 무심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자꾸만 눈이 가는 사람이 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다. 어쩌면 우리 친정 어머니와 같은 성씨라서 끌렸는지 모른다.
솔직히 지금보다 분위기가 더 좋을 때 만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울산 북구에서 실망스런 소식이 날아온 바로 다음날 만나다니. 그러나 심 의원의 표정은 밝다. 어려움은 언제나 있어왔고 오면 또 헤쳐 나가면 된다, 그런 자세가 배어 있다.
“민주노동당은 아직 여섯 살입니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당적 실천을 통한 자아형성이 되기에는 아직은 이르다고 봅니다. 내부 분파, 정책의 미완성을 지적하시는데 그런 점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진단하는데 부정적인 평가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벌써 뛰고 날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오히려 걸음마를 제대로 배우고 자리를 정확히 고를 줄 아는 능력을 키우도록 힘쓸 것입니다.” 재선거 결과를 통해 앞으로 어려운 다수에 대해 발만 담글게 아니라 그냥 확, 몰입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국회 입성 1년 반, 거대양당 속에서 수적 폭력에 휘둘리며 소수당으로서의 절망감을 톡톡히 맛보고 있을텐데, 그는 긍정적인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정책이 옳고 구체적이면 이 공간에서 결국 통하겠다는 확신, 장벽이 높지만 민주노동당의 주장이 공허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차근차근 걸어가다 보면 다다를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게 되었노라고 한다. 스무살 열정으로 구로공단에 들어가 사반세기 동안 노동현장을 지켜온 이의 진지함이 풍겨 나온다.
민주노동당에 전화를 걸어 거기가 심상정 의원이 있는 데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심 의원에게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어떤 아저씨는 텔레비전에 심 의원이 나올 적마다, “심상정 참 잘해. 거, 정말 잘 한다니까”하다가 부인으로부터 도대체 어떤 사이냐는 핀잔을 들었다는 첩보도 있다. 본인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가 개별정치인에 대한 평가에 많이 길들여져 온 탓인 것 같은데, 심상정의 바탕은 민주노동당이지요.” 순간 언제나 일렬로 함께 서 있는 그의 동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얼굴 환해지고 옷맵시도 나아져 사실 처음에 그는 당직을 맡고 싶었단다. 노동운동할 때도 간판역할보다는 실무직에서 오래 일했다. 7만 민주노동당원의 가치관이나 삶을 가꾸는 일에 전념하며 당을 진보정당답게 더욱 잘 가꿔보고 싶었는데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채 급격한 이동으로” 국회의원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외적인 변화, 즉 스타일도 포함해서다. 솔직히 선거전을 치를 당시만 하더라도 심 의원은 그리 화면발이 받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얼굴이 훤해지고 옷맵시도 나아지는 것이다. ‘역시 의원이 되니 달라져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단다. 따라서 추리닝 바람으로 마트에 장 보러가는 일도, 시장통에서 떡볶기나 튀김 사먹기도 이젠 물 건너갔다. 그는 이제 공인이다. 자세나 역할이 가볍지 않은 정치인, 국민의 대표인 것이다. 심의원은 ‘정치인’이라는 어휘가 주는 부정적인 느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정치인에 대한 개념을 정치인 스스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에겐 양심과 원칙이 가장 중요하지요. 성공한 정치인이 되려면 민심을 잘 볼 줄 알아야 하고 시대적 혜안도 있어야 합니다. 또 무엇보다 그것을 정치적 힘으로 조직할 수 있는 조직적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내 의지는 이건데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고 억울해 하지만, 객관적으로 관철시킬 능력이 없는 게 문제죠. 국민들은 정치결과를 가지고 평가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은 억울해하시면 안되죠. 전 노무현 정부가 공약을 분명히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고 있어요. 한 발짝이 아니라 반 발짝의 개혁이라 해도 이 개혁을 손해라고 보는 이들이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한번도 손해를 본 적이 없는, 갖은 수단을 써서 이득을 얻으려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지요. 결국 어떤 개혁이든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그 저항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 힘, 의지가 과연 이 정부에 있느냐 그게 문제죠.”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집권전략(2012년 정도로 일단 희망하고 있다!)을 세우고 있는데,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개혁과 진보는 얼마나 더 강력할 것인가 이 말이다. 기득권 세력에서 보자면 거의 혁명적인 것인데 그에 대한 저항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이냐가 바로 문제의 핵심이며 민주노동당의 장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기득권세력 저항 꺾을 힘 길러야 그의 어투는 아주 매력적이다. 강단 있지만 부러질 정도로 세지는 않고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데 혼잣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가 민주노동당의 메시지를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다고 하자 반색을 한다. “사실 지적을 많이 받고 있어서요. 제가 금속노조 쪽에 오래 있었는데 조합원 95%가 남자인데다 조선소 같은 현장에 가면 소음 때문에 언성이 높아지지요. 그런 장소에서의 언어가 습관이 되었어요. 주로 단문, 직설화법을 많이 썼는데 여기서는 점잖지 못하고 예의 없어 보인다고 하네요.” 조용조용한 문어체 어투를 높이 사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그는 굳이 적응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할 말이 있으면 바로 앞에서 있는 그대로 전달하곤 했던 현장에서의 의사소통방법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가급적이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인의 모습 그대로, 자신이 생긴 대로, 생각하는 대로, 믿는 가치 그대로, 비록 언론이나 기존정치권과 충돌하더라도 그렇게 지켜나갈 생각이다. 그게 없으면 진보정치인이 아니다. 지금 심 의원은 마흔 명의 여성의원 중 한 명이다. 노동운동판에서 사람들은 그를 치마만 입었지 사실은 대장부라고 했다 (사실 치마도 입지 않았는데). “처음엔 우쭐했었지요. 그런데 결혼해서 애 낳고 살아보니 슈퍼우먼이란 말이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여성 개인의 희생으로 강요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더군요.” 의회 내에서 여성의원들이 고통 받는 여성들의 문제해결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다. 그는 당내외 모든 여성들에게 이야기한다. 여성이 편하고 행복한 대로 행동하라, 그것이 진보정치발전의 자양분이다, 가장 억압받고 차별받는 여성노동자가 편안한 사회가 바로 진보정당이 추구하는 사회다. 민주노동당내에서 그는 항상 여성과 진보는 동의어라고 주장해왔다. 이왕 정치인으로 경력을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시는 게 어떨까? 예를 들면 대통령! “하하하… 진보정당이 잘 가꿔져서 힘과 신뢰를 바탕으로 그런 날이 오면 좋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자격이…” 없다며 심 의원은 진보정치에서는 당 위에서 개인의 성공이 보장되어서도 안 되고 그럴 수 없는 구조라고 못을 박는다. 진보정치발전에 쓰임새가 된다면 그로써 족하단다. 그가 본 바로는 정치인들이 개인의 인생을 기준으로 정치발전의 스케줄을 잡으려고 할 때 조급해지고 일탈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자신은 이런 점에서는 자유롭다고 한다.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 다음은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치는 사먹거나 ‘친정표’ 정말 묻고 싶었던 질문. 사실 민주노동당의 당내전략보다 더 궁금한 것이다. 김치문제로 전부 난린데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김치는 사먹거나 친정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대로 심 의원의 요리솜씨는 괜찮은 편.
무침게장, 간장게장, 게찜은 자신 있다. 임희숙과 조용필 노래에 심취하곤 하는 의원한테 전국의 주부동지들에게 전하고픈 생활의 지혜도 구해보았다. “우리같이 직장생활하시는 분들은 한꺼번에 장을 보기 때문에 버리는 게 많은데 냉장고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그때그때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하다”는 심오한(!) 답변을 내놓는다.
국회의원 심상정을 흔히 ‘당당한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철의 여인이라는 평도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단단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바위 저 심층을 뚫고 빛나는 금강석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가벼이 흔들리지 않고 오래 지니고 갈 단단함이 그의 매력이다.
얼굴 환해지고 옷맵시도 나아져 사실 처음에 그는 당직을 맡고 싶었단다. 노동운동할 때도 간판역할보다는 실무직에서 오래 일했다. 7만 민주노동당원의 가치관이나 삶을 가꾸는 일에 전념하며 당을 진보정당답게 더욱 잘 가꿔보고 싶었는데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채 급격한 이동으로” 국회의원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외적인 변화, 즉 스타일도 포함해서다. 솔직히 선거전을 치를 당시만 하더라도 심 의원은 그리 화면발이 받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얼굴이 훤해지고 옷맵시도 나아지는 것이다. ‘역시 의원이 되니 달라져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단다. 따라서 추리닝 바람으로 마트에 장 보러가는 일도, 시장통에서 떡볶기나 튀김 사먹기도 이젠 물 건너갔다. 그는 이제 공인이다. 자세나 역할이 가볍지 않은 정치인, 국민의 대표인 것이다. 심의원은 ‘정치인’이라는 어휘가 주는 부정적인 느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정치인에 대한 개념을 정치인 스스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에겐 양심과 원칙이 가장 중요하지요. 성공한 정치인이 되려면 민심을 잘 볼 줄 알아야 하고 시대적 혜안도 있어야 합니다. 또 무엇보다 그것을 정치적 힘으로 조직할 수 있는 조직적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내 의지는 이건데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고 억울해 하지만, 객관적으로 관철시킬 능력이 없는 게 문제죠. 국민들은 정치결과를 가지고 평가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은 억울해하시면 안되죠. 전 노무현 정부가 공약을 분명히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고 있어요. 한 발짝이 아니라 반 발짝의 개혁이라 해도 이 개혁을 손해라고 보는 이들이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한번도 손해를 본 적이 없는, 갖은 수단을 써서 이득을 얻으려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지요. 결국 어떤 개혁이든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그 저항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 힘, 의지가 과연 이 정부에 있느냐 그게 문제죠.”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집권전략(2012년 정도로 일단 희망하고 있다!)을 세우고 있는데,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개혁과 진보는 얼마나 더 강력할 것인가 이 말이다. 기득권 세력에서 보자면 거의 혁명적인 것인데 그에 대한 저항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이냐가 바로 문제의 핵심이며 민주노동당의 장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기득권세력 저항 꺾을 힘 길러야 그의 어투는 아주 매력적이다. 강단 있지만 부러질 정도로 세지는 않고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데 혼잣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가 민주노동당의 메시지를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다고 하자 반색을 한다. “사실 지적을 많이 받고 있어서요. 제가 금속노조 쪽에 오래 있었는데 조합원 95%가 남자인데다 조선소 같은 현장에 가면 소음 때문에 언성이 높아지지요. 그런 장소에서의 언어가 습관이 되었어요. 주로 단문, 직설화법을 많이 썼는데 여기서는 점잖지 못하고 예의 없어 보인다고 하네요.” 조용조용한 문어체 어투를 높이 사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그는 굳이 적응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할 말이 있으면 바로 앞에서 있는 그대로 전달하곤 했던 현장에서의 의사소통방법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가급적이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인의 모습 그대로, 자신이 생긴 대로, 생각하는 대로, 믿는 가치 그대로, 비록 언론이나 기존정치권과 충돌하더라도 그렇게 지켜나갈 생각이다. 그게 없으면 진보정치인이 아니다. 지금 심 의원은 마흔 명의 여성의원 중 한 명이다. 노동운동판에서 사람들은 그를 치마만 입었지 사실은 대장부라고 했다 (사실 치마도 입지 않았는데). “처음엔 우쭐했었지요. 그런데 결혼해서 애 낳고 살아보니 슈퍼우먼이란 말이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여성 개인의 희생으로 강요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더군요.” 의회 내에서 여성의원들이 고통 받는 여성들의 문제해결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다. 그는 당내외 모든 여성들에게 이야기한다. 여성이 편하고 행복한 대로 행동하라, 그것이 진보정치발전의 자양분이다, 가장 억압받고 차별받는 여성노동자가 편안한 사회가 바로 진보정당이 추구하는 사회다. 민주노동당내에서 그는 항상 여성과 진보는 동의어라고 주장해왔다. 이왕 정치인으로 경력을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시는 게 어떨까? 예를 들면 대통령! “하하하… 진보정당이 잘 가꿔져서 힘과 신뢰를 바탕으로 그런 날이 오면 좋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자격이…” 없다며 심 의원은 진보정치에서는 당 위에서 개인의 성공이 보장되어서도 안 되고 그럴 수 없는 구조라고 못을 박는다. 진보정치발전에 쓰임새가 된다면 그로써 족하단다. 그가 본 바로는 정치인들이 개인의 인생을 기준으로 정치발전의 스케줄을 잡으려고 할 때 조급해지고 일탈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자신은 이런 점에서는 자유롭다고 한다.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 다음은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치는 사먹거나 ‘친정표’ 정말 묻고 싶었던 질문. 사실 민주노동당의 당내전략보다 더 궁금한 것이다. 김치문제로 전부 난린데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김치는 사먹거나 친정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대로 심 의원의 요리솜씨는 괜찮은 편.
권은정/전문 인터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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