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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보이저호, 칼 세이건, 그리고 김명남

등록 2016-09-08 19:28수정 2016-09-08 22:03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 등이 쓴 <지구의 속삭임>(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이 발간되었습니다. 1977년 쏘아올린 우주 탐사선 보이저(‘여행자’라는 뜻) 1·2호에 탑재한 ‘골든 레코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은 골든 레코드의 기획·제작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담았습니다. 쟁점은 주로 어떤 소리, 음악, 사진을 실을까 하는 것이었다지요. 마일스 데이비스가 연주한 조지 거슈윈의 ‘서머타임’을 넣을 건지 말 건지, 나치 동조자로 간주되는 사람의 연주를 포함시킬지, 엘비스 프레슬리는 어떻게 할 건지…. 때론 그레고리오 성가와 밥 딜런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인류를 대표하는 소리와 이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걱정과 자부심이 함께한 시간이었겠지요. 실은 이 레코드가 정말로 누군가에게 가닿을 확률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되는데도 말입니다.

김명남 번역가는 ‘옮긴이의 말’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행성과 종을 스스로 파괴하고 말지도 모를 만큼 어리석고 문제투성이인 존재이지만, 그 때문에 더더욱 한순간이나마 우리가 가없는 낙관과 희망의 표시를 기약 없는 미래로 쏘아 보낼 지성과 유머를 갖췄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는 것이다.” 두 보이저호는 2025~30년 사이 모든 작동을 멈추게 됩니다. 개별 인간도, 인류라는 종도 에너지가 바닥날 때 여행을 마치게 되겠지요. 박이은실 <여/성이론> 편집주간이 ‘지리산 책읽기’(6면)에서 썼듯 “우리는 그저 함께 이 생을 여행하는 동료 우주인들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2008년 10월부터 만 8년 동안 <한겨레> ‘책과 생각’에 귀한 원고를 보내주신 김명남 번역가님의 마지막 칼럼이 5면에 실렸습니다. 곧 지면에서 멋진 글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감사합니다.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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