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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여름에 읽고 싶은 ‘아찔한’ 소설

등록 2016-05-26 20:13

끝나지 않는 여름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북로드·1만3800원

미드나잇 선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비채·1만2800원
재밌어서 두 번 읽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장르를 꼽자면 추리소설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사건과 인과관계가 또렷하다 보니, 한 번 읽고 나면 다음번부턴 긴장감이 한풀 죽는다. 그런데 어떤 추리작가는 두 번 읽을 때도 처음인 듯 싱싱한 독서의 즐거움을 준다.

독일 추리소설의 ‘간판’ 넬레 노이하우스와 노르웨이 국민작가이자 북유럽 누아르의 대가 요 네스뵈는 그런 쪽으론 대표적 작가들일 것이다. 이들의 신작이 거의 동시에 번역 출간됐다. 두 사람 모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일뿐더러 한국에서도 100만부 이상 팔릴 만큼 마니아가 많다.

노이하우스의 <끝나지 않는 여름>은 <여름을 삼킨 소녀>에 이은 ‘여름 시리즈’ 둘째 권. 주인공 소녀 셰리든의 성장 과정과 성적 일탈이 더 궁금했던 독자라면 환영할 거다. 친족 살해라는 미스터리 요소가 들어 있긴 해도 스릴러가 아니다. 하지만 스릴 있다. 문장 사이에 흔들다리를 놓은 듯, 아슬아슬할수록 집중되는 노이하우스의 필력 덕분이다. 셰리든은 막내 오빠가 아빠 등을 죽인 사건의 화근으로 지목되면서 멀리 도망친다. 그 길에서 드세게 삶을 배우는 셰리든이, 어째 초면이 아닌 것 같다. 지은이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을 셰리든의 원형으로 삼았다. <바람과 함께…> 팬에게도 반갑게 읽힐 듯하다.

<미드나잇 선>의 주인공도 도망자다. 1970년대 오슬로에 매력을 느낀다는 지은이는 마약과 범죄가 판치던 당시 오슬로 뒷골목을 배경으로, 사람을 죽일 수 없어 조직을 탈출한 킬러를 등장시킨다. 도착한 곳은 노르웨이 최북단 핀마르크.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땅이다. 땅끝의 밤도 나를 숨겨주지 않는 듯한 낭패를 보고 있자면, ‘삶 자체가 서스펜스’라고 하는 1인칭 고백투의 이 소설이 어쩌면 독자한테 위로를 줄지도 모른다. 블랙유머와 은유로 가득한 시적 스릴러를 읽는 특별한 독서체험과 함께.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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