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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래 식량은 도시의 빌딩에 있다

등록 2015-08-13 20:38

잠깐독서
빵과 벽돌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김희상 옮김
알마·1만6000원

가뭄·홍수 때마다 널뛰는 채소값, 농약 범벅 농산물 관련 뉴스를 접할 때면, ‘저렴하고 안전한 먹거리는 요원한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2008년 세계 식량위기와 2010년 배춧값 파동에서 겪었듯, 머지않아 ‘돈’을 주고도 ‘빵’을 살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빵과 벽돌>은 ‘미래 도시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인류가 직면한 식량 위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환경·기후 전문 기자인 지은이는 해결책으로 도시 속 ‘자급자족’에 주목한다. “베를린·런던·도쿄 등 대도시 시민이 비축해 둔 식료품만으로는 고작 72시간밖에 살 수 없지만, 스스로 경작할 땅을 가지면 버틸 시간이 늘어난다”는 논리다. 빌딩에서 경작되는 쌀·양배추, 땅이 아닌 현관 앞 자루에서 재배되는 시금치, 유리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감자·토마토, 건물 옥상에서 열매 맺는 당근·호박, 음식물쓰레기와 인분 가득한 폐수에서 자라는 생선… 이것들이 인류를 구원하는 먹거리가 되어야 한다. 다행인 건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실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에는 자급자족의 역사를 비롯해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콘크리트 아래서 거두는 하이테크 수확 사례 등이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베란다와 고층빌딩 텃밭 등도 ‘자급자족’의 일례다. 고무적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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