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민중 만들기
이남희 지음, 유리·이경희 옮김
후마니타스·2만5000원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경제규모의 급성장 못지않게 격렬하고 역동적이었다. 정치적 민주화운동과 사회계급운동의 성격이 혼재했던 이 시기 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민중’은 역사의 주체로 우뚝 서고야 말 절대적 신앙의 대상에 가까웠다. <민중 만들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아시아학 부교수인 지은이가 한국에서 ‘민중’ 담론이 뜨거웠던 배경과 과정, 의미를 방대한 자료와 꼼꼼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한 책이다. 애초 2007년 영어권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였다가(원제: The Making of Minjung) 8년 만에 우리말 판본을 얻었다. 지은이는 “(‘운동’을 주도했던)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이 ‘민중’이란 단어를 (재)발명해내야 했던 것은 우리가 한번도 역사의 주체였던 적이 없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식민지 경험, 외세에 의한 해방, 분단과 전쟁, 숨가쁜 자본주의 이행의 격랑 속에서, 지식인들이 국가 주도의 발전전략과 담론에 맞설 대항주체로 발명한 것이 ‘민중’이었다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민중의 ‘출현’이 아니라 민중 ‘만들기’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은이는 “한국의 민중운동은 세계의 역대 변혁운동사의 흐름 안에서 거론되어야 마땅한 큰 사건”이라며,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온 대다수 이름 없는 운동권에 이 책을 기꺼이 바친다고 헌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이남희 지음, 유리·이경희 옮김
후마니타스·2만5000원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경제규모의 급성장 못지않게 격렬하고 역동적이었다. 정치적 민주화운동과 사회계급운동의 성격이 혼재했던 이 시기 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민중’은 역사의 주체로 우뚝 서고야 말 절대적 신앙의 대상에 가까웠다. <민중 만들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아시아학 부교수인 지은이가 한국에서 ‘민중’ 담론이 뜨거웠던 배경과 과정, 의미를 방대한 자료와 꼼꼼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한 책이다. 애초 2007년 영어권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였다가(원제: The Making of Minjung) 8년 만에 우리말 판본을 얻었다. 지은이는 “(‘운동’을 주도했던)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이 ‘민중’이란 단어를 (재)발명해내야 했던 것은 우리가 한번도 역사의 주체였던 적이 없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식민지 경험, 외세에 의한 해방, 분단과 전쟁, 숨가쁜 자본주의 이행의 격랑 속에서, 지식인들이 국가 주도의 발전전략과 담론에 맞설 대항주체로 발명한 것이 ‘민중’이었다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민중의 ‘출현’이 아니라 민중 ‘만들기’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은이는 “한국의 민중운동은 세계의 역대 변혁운동사의 흐름 안에서 거론되어야 마땅한 큰 사건”이라며,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온 대다수 이름 없는 운동권에 이 책을 기꺼이 바친다고 헌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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