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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멸망하거나 지속적으로 권태롭거나

등록 2015-05-07 19:56

잠깐독서
주름
박범신 지음/한겨레출판·1만3500원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범생들에게 삶은 때론 권태로울 수 있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 그래서 일탈의 유혹이 생기고, 파멸의 늪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장편소설 <주름>은 회사 자금담당 이사인 50대 중반의 주인공 김진영과 시인이자 화가인 천예린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매혹적이며 팜파탈적인 연상의 여인 천예린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주인공은 그동안의 삶이 헛것이었다며 옛꿈을 찾아 방황한다.

“삶이란 때로 그렇다. 평온하고 안정된 삶일수록 은밀히 매설된 덫을 그 누구든 한순간 밟을 수 있다는 것. 생이라고 이름 붙인 여정에서 길은 그러므로 두가지다. 멸망하거나 지속적으로 권태롭거나.”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 점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 “소설 <주름>을 단순히 부도덕한 러브스토리로만 읽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시간의 주름살이 우리의 실존을 어떻게 감금하는지 진술했고, 그것에 속절없이 훼손당하면서도 결코 무릎 꿇지 않고 끝까지 반역하다 처형된 한 존재의 역동적인 내면 풍경을 가차없이 기록했다고 여긴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이토록 추악하고 폭력적이고 과감하고 아름답고 비루하면서 숭고한 사랑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만약 사랑에 ‘극한’이란 것이 있다면 <주름>의 문장들이 기록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라고 추천사를 썼다. 박범신이 1999년 발표한 장편소설 <침묵의 집>을 두번에 걸쳐 전면 개작해 재출간한 소설이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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