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역사가를 사로잡은 역사가들
이영석 지음/푸른역사·2만8000원 한국의 영국역사학자가 선배 영국역사학자들의 책을 뒤적인 편력의 기록이다. 지은이 이영석 광주대 교수는 논문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심 가는 대로 읽은 10명의 영국인 역사가와 2명의 한국인 역사가를 다룬 ‘인상기’라고 표현했다. 대중들에겐 더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지은이가 2006년 펴낸 <나를 사로잡은 역사가들>에다 이후 발표한 글들을 묶어서 다시 냈다. 저서가 우리나라엔 1권 정도씩밖에 번역이 안 돼 전문가들 외에는 이름을 들어보기 어려웠을 법한 윌리엄 호스킨스, 데이비드 캐너다인, 시어도어 젤딘 같은 학자들이 절반을 넘는다. 대중이 현대 영국역사 연구의 성취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될 법하다. 물론 에릭 홉스봄과 니얼 퍼거슨, 에드워드 파머 톰슨, 아널드 토인비처럼 잘 알려진 역사가들도 빼놓지 않았다. 지은이는 에릭 홉스봄이 <극단의 시대>에서 비서구권을 지나치게 적게 다룬다는 점과 니얼 퍼거슨이 <제국>에서 식민지인의 고통에 눈감고 영국 제국주의를 본받아야 한다고 미국에 조언하는 것의 한계를 짚는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으로서 진정한 첫 세계일주 여행기를 남긴 이순탁 연희전문 상과대 교수도 주목한다.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 식민지 지식인이었던 이순탁이 독일을 방문해 파시즘 광풍을 목격하며 7년을 앞서 제2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이영석 지음/푸른역사·2만8000원 한국의 영국역사학자가 선배 영국역사학자들의 책을 뒤적인 편력의 기록이다. 지은이 이영석 광주대 교수는 논문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심 가는 대로 읽은 10명의 영국인 역사가와 2명의 한국인 역사가를 다룬 ‘인상기’라고 표현했다. 대중들에겐 더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지은이가 2006년 펴낸 <나를 사로잡은 역사가들>에다 이후 발표한 글들을 묶어서 다시 냈다. 저서가 우리나라엔 1권 정도씩밖에 번역이 안 돼 전문가들 외에는 이름을 들어보기 어려웠을 법한 윌리엄 호스킨스, 데이비드 캐너다인, 시어도어 젤딘 같은 학자들이 절반을 넘는다. 대중이 현대 영국역사 연구의 성취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될 법하다. 물론 에릭 홉스봄과 니얼 퍼거슨, 에드워드 파머 톰슨, 아널드 토인비처럼 잘 알려진 역사가들도 빼놓지 않았다. 지은이는 에릭 홉스봄이 <극단의 시대>에서 비서구권을 지나치게 적게 다룬다는 점과 니얼 퍼거슨이 <제국>에서 식민지인의 고통에 눈감고 영국 제국주의를 본받아야 한다고 미국에 조언하는 것의 한계를 짚는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으로서 진정한 첫 세계일주 여행기를 남긴 이순탁 연희전문 상과대 교수도 주목한다.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 식민지 지식인이었던 이순탁이 독일을 방문해 파시즘 광풍을 목격하며 7년을 앞서 제2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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