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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녹두장군 전봉준 이송’ 새 사진 발견

등록 2015-04-24 00:51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모습으로 유일하게 알려진 이송 사진(왼쪽)과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찍힌 다른 장면(오른쪽)이 발견됐다.

순천향대 건축학과 양상현 교수는 전봉준 서거 120주기인 24일을 맞아 미국의 동양학자인 윌리엄 그리피스(1843~1928)의 컬렉션에서 찾아낸 전봉준의 사진을 전문가 감수를 거쳐 공개했다. 전북 정읍시의 동학농민혁명 선양팀장인 박대길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사진은 기존의 사진과 정황은 거의 같으나 전봉준의 시선과 표정이 다르고 뒤쪽 가마꾼의 얼굴 방향도 왼쪽으로 약간 돌아가 있다”며 “같은 사진가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전후에 촬영한 장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존의 사진은 1895년 2월27일 전봉준이 서울의 일본영사관에서 취조를 받은 뒤 법무아문으로 이송되기 직전 일본인 사진가 무라카미 덴신이 찍은 모습으로, 2010년 10월 일본 나라여대 김문자 교수가 확인해 처음 공개한 것이다. 특히 기존의 사진에서 전봉준은 카메라 렌즈를 쏘아보는 눈빛인 반면 새 사진에서는 깊이있게 누그러져 있어 역사적 인물의 다른 인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진은 <은자의 나라 한국>의 저자이자 미국 뉴저지주립대 럿거스대학 출신의 동양학자 그리피스가 수집한 뒤 사후 모교에 기증한 대한제국과 일제 때 한국 관련 자료집에서 발견된 것이다. 양 교수는 2008년 이 대학의 도서관에서 자료집을 발굴해 지난해 12월 처음 논문을 발표했다.

양 교수는 “카메라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보니, 당시는 롤 형식의 필름이 대중화되기 이전의 시기임을 감안할 때, 하나의 젤라틴건판 필름을 다중 분할해 연속 촬영한 방식의 사진기(멀티플라잉 카메라)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속된 또 다른 사진의 발견으로, 셔터가 눌러지던 찰나가 역사 속의 구체적인 시간으로 바뀌는 연쇄적 인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94년 3월 전북 고부에서 농민봉기를 주도한 전봉준은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패해 은신하던 중 12월 말께 전북 순창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었다. 법무아문 권설재판소에서 5차에 걸쳐 재판을 받은 그는 이듬해 4월24일(음력 3월30일) 손화중·최경선·김덕명·성두한과 함께 순교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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