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김선수 지음/오월의봄·1만4500원 노동자의 권익은 자본가나 국가의 시혜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피를 수반한 투쟁의 결과물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 취소, 공무원노조 창립, 캐디노조 설립신고, 서울대병원 법정수당 소송, 시내버스 운전기사 해고투쟁, 대한항공 승무원 11년 법정투쟁, 콜트·콜텍 해고사건….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거나 확장한, 때로는 후퇴를 경험하게 한 굵직한 사건들도 ‘노동으로 검게 그을린 백성’들의 희생과 헌신에 기대 있었다. 이들 사건에서 노동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법정투쟁을 함께한 이가 김선수 변호사다. 숱한 노동 사건을 맡아 때론 이겼고 때론 졌다. 1988년 전태일을 생각하며 변호사가 된 이래 그는 27년간 노동법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분투했다. 이 책은 지은이의 지난한 법정투쟁기로 25가지 노동사건들이 시간 순으로 담겨 있다. 6만여명의 조합원이 15년간 적법하게 활동해왔지만, 9명의 해고자를 끌어안고 있다는 이유로 ‘노조 아님’을 통보받는 전교조에서 보듯 노동권이 거꾸로 가는 시대다. 파업을 이유로 수십억·수백억원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폭탄을 터트리는 나라다. “(노동 변호사로)27년째 접어들고 있건만 우리 사회 노동권의 현실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생각해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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