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화국의 꿈, 홍동마을 이야기> 표지
[사람과 풍경] 홍성 홍동마을 사람들이 쓴 ‘마을 공화국의 꿈’
오리농법 국내 처음 시작
지난달 중기청이 특구 지정
학생 농민 보건소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 글 풍성
오리농법 국내 처음 시작
지난달 중기청이 특구 지정
학생 농민 보건소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 글 풍성
“한 마을이 한 세계이고 우주입니다.”
친환경 유기농으로 널리 알려진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쓴 책 <마을 공화국의 꿈, 홍동마을 이야기>(사진·한티재)가 최근 나왔다. 홍동마을은 국내에서 오리농법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지난달 중소기업청이 국내 첫 유기농특구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또 1958년 문을 연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과 귀농·귀촌운동을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사회적 경제와 녹색정치 운동을 펴고 있다.
책에는 풀무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농민, 귀농인, 보건소 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의 글이 실렸다. 홍동마을은 학교·도서관·빵집·목공소·출판사·공방·협동조합·연구소·농장·카페 등 사람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교육(마을에서 가르치고 마을에서 배우다), 농업(우리 농촌의 내일과 어제, 홍동에서 되묻다), 정치(우리 마을 이야기) 세 분야로 나뉜 책에서 마을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서로 돕고 함께 사는 공동체 마을, 주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치하는 마을, 자연과 공존하면서 자급하는 마을”, 곧 마을 공화국을 꿈꾸고 말한다. 쌀과 자유무역협정(FTA), 인문학과 풀무학교를 하나로 엮은 글(쌀 파는 이야기)을 비롯해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꿈농사·교육농사 공간인 ‘꿈이 자라는 뜰’ 소개, 텃밭과 부엌을 학교의 중심으로 삼자는 목소리도 담겼다. ‘학교는 꼭 가야 할까’라는 문제 제기, 동네마실방 ‘뜰’을 만든 일화와 마을화폐 운동, 풀무학교 전공부 학생들의 다양한 일상도 눈길을 끈다. 책에 글 4편을 실은 풀무학교 전공부 강국주 강사는 8일 “전문가가 아닌 마을 사람들이 직접 글을 썼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책 만들기는 지난 1월 충남발전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마을 사람들, 외부 전문가들이 모여 홍동마을연구회를 꾸리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 농업의 ‘오래된 미래’인 홍동마을의 농업 교육과 친환경 농업, 마을 발전, 사회적 경제 등의 사례를 다른 이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다달이 모여 책 구성과 필자 선정 등을 의논했으며, 자연스레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글을 되도록 쉽고 자유롭게 쓰기로 뜻을 모았다. 충남발전연구원은 예산 500만원가량을 지원했으며, 내년에는 전문 연구자들의 눈으로 본 홍동마을 이야기도 풀어낼 계획이다.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은 “홍동마을을 더 잘 알고 싶거나 농촌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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