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영화로 철학하기, 담담하면서도 달큰한…

등록 2005-09-15 18:15수정 2005-09-16 14:08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br>
이왕주 지음. 효형출판 펴냄. 1만3000원.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 지음. 효형출판 펴냄. 1만3000원.
탄탄한 ‘비평’의 저변은 한국 영화의 발전에 적잖이 기여했다. 다양한 비평가들이 여러 형태의 글쓰기를 통해 영화비평의 ‘변주’를 시도했다. 철학으로 영화읽기, 또는 영화로 철학하기도 이 과정에서 등장했다.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는 그 가운데 하나다. 철학을 전공한 뒤 부산대에서 윤리교육과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는 지은이는 ‘철학과 영화의 만남’을 시도할 최적의 인물 가운데 하나다. 외국의 철학 세미나에서 ‘영화철학’의 매력을 만난 그는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까지 역임하며 ‘철학으로 영화읽기’에 빠져들었다.

물론 서구 철학의 인식론을 불러와 영화 텍스트를 분석하는 방법론 자체는 새삼스럽지 않다. 다만 여느 ‘철학자 출신 비평가’들과 달리 현학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텍스트의 본질을 파고드는 글쓰기가 색다르다.

‘트루먼쇼’와 들뢰즈, ‘동사서독’과 베르그송, ‘중경삼림’과 니체, ‘흐르는 강물처럼’과 파이어아벤트 등 29편의 영화와 그만큼의 철학 범주들을 한데 엮어 놓았다. 거대한 세트에서 탈출하려는 트루먼으로부터 들뢰즈의 ‘탈주’ 개념을 추출하는 식이다.

‘철학으로 영화읽기’, 즉 영화 텍스트 자체를 천착하는 맛은 덜하다. 그러나 영화를 매개로 철학적 개념과 범주를 고민하는 ‘영화로 철학하기’의 재미는 각별하다. 덕분에 독자들은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종횡무진하며 담담하면서도 달달한 ‘철학 입문’을 마칠 수 있다.

이 책은 영화의 부흥에 기여한 철학(적 비평)이 이제 영화의 힘을 빌어 스스로의 부흥을 꾀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극장의 영화처럼 철학 역시 바로 우리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니 가까이 두어 아끼라고 ‘비평’하는 듯하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