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수집한 음반 350장·출간한 책 5권…비틀스는 내 운명

등록 2014-05-22 19:03수정 2014-05-22 20:55

김영훈(42)씨
김영훈(42)씨
출판사 ‘안나푸르나’ 김영훈 대표
중2 때 ‘존 레넌’ 추모공연에 매료

출판사 차리고 매카트니 책 발간
공연 취소 소식에 “너무 아쉽다”
김영훈(42·사진)씨 삶에 비틀스가 자리잡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서울 종로구 파고다예술극장에서 열린 존 레넌 추모 공연에 갔다가 푹 빠져들고 말았다. 이후 모으기 시작한 비틀스 음반은 지금 350여장에 이른다. “‘화이트 앨범’만 해도 영국 초판, 미국 초판, 리마스터 시디 등 10가지 버전을 모았으니까요.”

그는 음악 칼럼니스트가 됐다. 폴 매카트니 앨범 속지를 쓰고, 2001년 조지 해리슨이 죽었을 때 음악 잡지에 추모 기사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 2005년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 들어가 기획·홍보 일을 하게 됐다. 음악 관련 책을 몇권 기획했지만, 완성본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기회가 왔다. 2009년 9월9일 비틀스 전집 리마스터 음반 발매가 예고된 것이다. 이에 맞춰 <더 컴플리트 비틀스 크로니클> 번역서 출간을 추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크로니클>은 비틀스의 온갖 자료를 정리한 사전 같은 다소 딱딱한 책인데도 초판 5000부 중 4000부 넘게 팔렸죠.”

‘오픈하우스’ 편집주간으로 옮긴 그는 존 레넌의 생애를 담은 <존 레넌-인 히스 라이프> 번역서를 출간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잘 안 팔렸다.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히고 좌절했어요.”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비틀스 앤솔로지> 번역서 출간을 추진했다. “제가 공지영 작가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당시 회사가 공 작가 책으로 돈을 잘 벌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입사한 것에 대한 선물로 비틀스 책을 내게 해달라’고 요구해 간신히 허락받았어요.”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원고지 5000장 넘는 방대한 글을 직접 살피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10년 말 초판 3000부를 내놓았다. 700~800부가 금세 팔린 뒤로 지금까지 꾸준히 나가고 있다고 한다.

2011년 조지 해리슨 10주기를 맞아 고영탁씨가 쓴 <조지 해리슨, 리버풀에서 갠지스까지>를 발간했다. 2000부 중 1000부가량 나갔다. “국내에서 비틀스 책은 1000부 시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만들기도 힘들고 그리 많이 팔릴 책도 아니지만, 애정을 갖고 계속 내게 되네요.”

그는 지난해 1인 출판사 ‘안나푸르나’를 차려 독립했다. 그리고는 폴 매카트니 책 발간을 추진했다. 마침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얘기도 들렸다. 결과물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가 최근 나왔다. 비틀스 이후 폴 매카트니의 삶을 다룬 번역서에다 비틀스 시절 얘기를 담은 부록을 덧붙였다.

“폴 매카트니는 사망 뒤 신격화된 존 레넌과 비교되면서 홀대받은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폴만큼 비틀스 이후에도 압도적으로 음악 활동을 열심히 한 멤버가 없어요. 그런 업적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죠.”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폴 매카트니 첫 내한공연을 그 또한 무척 기대했지만, 주최사는 21일 폴 매카트니 건강 문제로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날 전화 수십통이 왔어요. ‘책 망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해주더군요. 책을 떠나서 폴 공연을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내한공연을 다시 추진한다고 하니 기다려봐야죠.”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