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진 교수
박근혜 정부 1년, 학계·문화현장 평가
장덕진 교수 ‘황해문화’ 논문
50·60대 지지 대선때보다 높고
20대 긍정평가는 크게 줄어
TK·자영업자 등 평균이상 지지
지지율 급락 가능성 높지 않아
장덕진 교수 ‘황해문화’ 논문
50·60대 지지 대선때보다 높고
20대 긍정평가는 크게 줄어
TK·자영업자 등 평균이상 지지
지지율 급락 가능성 높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관련해, 지난 대선 당시 나타났던 50대 이상 고령층의 지지가 높고, 30대 이하 젊은 층의 지지가 낮은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집권 1년이 지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과·사진)는 최근 발간된 계간 <황해문화> 봄호에 기고한 ‘박근혜 정부 지지율의 비밀-정치적 양극화’ 논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높은 지지율의 원인을 분석한 뒤, 앞으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50대와 60살 이상 유권자 중 각각 62.5%와 72.3%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는데, 이제는 각각 74%와 83%가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2014년 1월 둘째주 한국갤럽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자료가 같은 표본이 아니어서 엄밀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 연령구간에서는 대선 때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결집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20대는 대선 때 33.7%가 박 후보를 찍었는데, 직무수행평가에서는 25%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의 또다른 경계선으로 지역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제시한다. 박근혜 정부는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의 압도적 지지와 직업별로는 가정주부, 무직·기타, 자영업, 블루칼라층으로부터 전국 평균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네 직업군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사회적 고립도가 높고, 따라서 대중매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경향도 더 높다”며 “종편 채널들의 정치시사프로그램과 중립성을 잃은 내용은 이들 직업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직후 실시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의 ‘정치와 민주주의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대통령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투표자들의 60.9%, 문재인 투표자들의 47.4%가 ‘경제성장’을 꼽았다.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투표자들의 8.4%, 문재인 투표자들의 13.0%가 꼽았다. 장 교수는 이런 결과에서 두가지 함의를 끌어냈다. 첫째, 이런 ‘물질주의적 경향’은 보수후보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둘째, 박근혜 지지자들의 정책우선순위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장 한가지에 집중돼있는 반면, 야당 지지자들의 요구는 분산돼있어 이들을 만족시키기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른바 ‘종북논란’이 박근혜 정부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떨까? 장 교수는 주간 <시사인>의 지난해 9월 여론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뒤 “국정원의 이석기 내란음모 발표,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원의 반박, 참여정부의 엔엘엘(NLL) 포기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보수매체 신뢰도가 강하게 높아지고 진보매체 신뢰도가 낮아지는 반면, 그런 주장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반대의 경향이 나타나지만 그 강도는 낮다”며 “종북논란과 대통령·여당 신뢰도 상승, 보수매체 신뢰도 약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박근혜 지지층은 종북 논란이 있을 때마다 더욱 강하게 결집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런 박근혜 정부 지지율의 배경을 보면 모두 쉽게 변하지 않는 성격의 것들이어서 이명박 정부처럼 하루 아침에 지지율이 반토막 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평균으로 본 지지율은 높지만, 그 내막은 정권 쪽에 속하는 정치적 내부자와 그 바깥에 속하는 정치적 외부자로 갈라져 있다”며 “이런 정치적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그 한쪽에만 의지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국민을 위해서나 정권을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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