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출판 잠깐독서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21세기북스·1만7000원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21세기북스·1만7000원
“바위는 죽은 것이지만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가 변론한 국밥집 아들 진우의 말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국밥 국물처럼 뜨거운 기운을 전해줬다.
<블링크>에서 ‘첫 2초의 판단’의 힘을, <티핑포인트>에서 브랜드 성패를 가르는 1%를 통찰력 있게 보여준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에선 약점이 오히려 유리하고 강점이 불리하기까지 하다고 역설한다. 약소국이 전세가 10배 강한 나라를 상대로 정규전이 아닌 게릴라전을 폈을 때 승률이 63.6%에 달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오합지졸’로 막강한 터키 군대를 물리친 것도 물적 자원이 없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덕이다. 지은이는 약자의 전략으로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하버드의 얼간이’는 이공계 이수를 중도 포기해 진로가 틀어졌지만, 뉴욕주 북부의 작은 대학에 다니는 ‘하트윅의 올스타’는 물리학자로 뻗어갔다. 아주 강한 것들이 약점이 될 수 있음을, ‘한계효용 법칙’(r자형 곡선)에서 나아가 뒤집힌 유(U)자형 곡선으로 설명한다. 옮긴이 선대인씨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도가 넘어 서민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의 궤도 수정이 필요한 시점임을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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