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교양 잠깐독서
헤이리 예술마을 이야기
이상 지음
열화당·10만원
헤이리 예술마을 이야기
이상 지음
열화당·10만원
“버려진 땅에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완충지대에서 창의성 있는 이들을 한데 묶은 계획마을이 자라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묘사한 헤이리의 모습이다. 남과 북 대치의 살풍경이 오롯한 경기도 파주 땅, 그곳에 예술마을 헤이리가 탄생한 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아니다. 예술마을의 꿈이 태동한 시점부터 헤아리자면, 그 역사는 새해 4월로 꽉 채운 20년이 된다. 서울 근교의 너른 땅, 어떻게 이 땅을 값비싼 아파트가 아닌,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공간으로 채울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이곳이 어떻게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민간 예술마을’로 사랑받게 됐는지 그 역사와 숨은 얘기를 빈틈없이 기록했다. “우선 헤이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런 바탕 위에서 마을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세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기웅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이사장)이다.
기록자는 마을 건설 초기부터 실무를 맡아온 이상 전 헤이리 사무총장. 그는 “낭만성과 아마추어리즘이 거둔 결실”인 “헤이리는 아직 미완성”이라며 “헤이리를 헤이리답게 만드는 원천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라고 얘기한다. 책은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 건립 기획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책값이 10만원이나 되지만, 딱 750부 제작된 책의 수익금이 모두 그 도서관에 쓰인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아깝지 않을 듯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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