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한국화” 세계화 파고쯤이야
이강국 교수 ‘다보스, 포루투알레그레, 그리고 서울’
<다보스, 포루투알레그레, 그리고 서울>(후마니타스·1만5000원)은 세계화 시대를 읽는 ‘경제학 개론서’다. 그것도 최신 경제사상 개설서다. 시장과 국가를 기계적으로 대비시키며 죽은 아담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를 불러오는 게 아니라, 현존하는 세계적 경제학자들을 쉴새 없이 등장시켜 세계화에 대한 ‘세계적’ 논쟁을 박진감 넘치게 펼쳐보였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그러나 ‘개론’이 아닌 ‘모색’의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화를 주도하는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과 반세계화를 상징하는 포루투알레그레의 세계사회포럼 사이에서 ‘서울’의 문제를 고민한 것이다.
지은이인 이강국 일본 리츠메이칸대 교수의 글을 보면, 세계화는 “70년대 이후 자본의 이윤율 저하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 자본과 이를 대변하는 국가의 전략”이다. 다만 이때의 세계화는 “그 자체로는 축복도 재앙도 아니다.” 이 지점에서 이 교수가 여느 ‘좌파’적 시각과 선을 긋는다. 투기 자본에 대한 규제, 외국자본에 대한 방어, 동아시아 경제협력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모델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독특한 경제발전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자본주의는 세계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세계화 반대가 아니라 ‘세계화의 한국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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