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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4월 13일 잠깐독서

등록 2013-04-12 20:07

손꼽히는 다큐피디 9명 ‘내게 다큐란…’

세상의 끝에서 세상을 말하다

이충렬 외 8명 지음

21세기북스·1만6000원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기록을 남긴다. 어떤 사람들은 한바탕 취재를 마치고 뚝딱 생산물을 내지만, 어떤 사람들은 현장의 일부가 되어 누구보다 긴 호흡으로 오랫동안 기록한다. 다큐멘터리 피디(PD)들이다. <세상의 끝에서 세상을 말하다>는 우리 시대 최고의 다큐멘터리 피디로 꼽히는 9명의 피디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워낭소리>의 이충렬, <아이언 크로우즈>의 박봉남, <달팽이의 별>의 이승준, <오래된 인력거>의 이성규, <물의 여행>의 임완호, <욕망의 게임, 투마>의 박환성, <소말리아, 동원호>의 김영미, 문화방송 국제 시사프로그램 <더블유>(W)의 박정남, <통일전망대>의 서민원. 이들이 자신의 다큐멘터리에 실은 한없이 무겁고 깊은 가치들을 접하다보면, 존경심에 저절로 머리가 수그러진다.

인도의 인력거꾼 샬림의 이야기를 다룬 <오래된 인력거>는 무려 10년 동안 찍었다. 2만분의 촬영분량에서 단 85분만을 살려낸 것. 아시아 민중들의 삶을 담아온 박봉남 피디는 “다큐멘터리는 사실과 진실을 생명으로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중립적이지 않으며 객관적이지도 않다”고 말한다. 결국 ‘누구의 편에 설 것이냐’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 선택이 본질을 꿰뚫고 진실에 가까워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도시를 숨쉬게 하는 미국 텃밭 공동체

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 가능 도시

제프리 호우 외 지음, 이강오 외 옮김

도서출판 조경·2만6000원

미셸 오바마는 미국에서 대통령 남편보다 더 인기가 좋다. 여기엔 ‘백악관 텃밭’이 한몫했다. 그는 2008년 백악관으로 이사가자마자 채소밭을 만들고 주변의 초등학교 아이들을 초청했다. 미셸이 정크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텃밭에서 난 토마토는 맛이 다르다”며 직접 기른 야채를 건네는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디어가 아니다. 미국은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의 위기를 거치며 도심에 사는 시민들이 텃밭을 만들어 가꾸는 전통이 뿌리를 내렸다.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정서적 위안을 위해,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텃밭은 사람들이 불안한 시기를 넘기는 힘이 됐다.

이 책은 미국의 여러 도시 중 도시농업이 활성화된 시애틀을 중심으로 하여 공동체 텃밭운동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시애틀은 1975년 ‘피(P)패치’라는 이름의 공동체 텃밭운동을 시작한 이래 2056가구가 피패치 73곳(2009년 기준)에서 일한다. 책엔 6가지 독특한 피패치가 등장하는데, 연원과 디자인이 다양하다. 고압선이 지나가는 빈터를 활용한 곳, 개발을 막아내고 살 만한 거주지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곳, 이민자들이 적극 참여해 사회통합의 용광로가 된 곳 등등.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니우 텃밭의 관리자는 이렇게 말한다. “텃밭은 공동체의 자긍심이다. 우리 공동체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중국을 중국이게 만든 5천년의 대표 논쟁

쟁경(爭經)

자오촨둥 지음·노만수 옮김

민음사·3만8000원

중국의 방대한 고전 속에서 5000년 역사와 사상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논쟁과 변론을 뽑아 모은 책이다. 춘추전국 시대 명재상 관중부터 거대한 대륙을 통치한 청 제국의 옹정제까지 100여명의 역사 속 인물들이 등장해, 당대의 첨예한 문제들을 놓고 치열한 논전을 벌인다.

정치의 도리, 군주와 백성의 관계에 대한 논쟁들이 유독 많다. 황제의 잘못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간언하며 올바른 정치를 위해 힘쓰는 지식인(독서인) 관리들을 중시했던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전통을 되돌아보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밑줄을 긋게 되는 것은 그런 정신이 살아 있는 구절들이다.

춘추전국 혼란기를 살아가는 백성들의 고통을 직시했던 맹자는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맹자>)는 인정(仁政) 사상을 설파했다. 그는 백성들이야 죽든 말든 착취할 줄밖에 모르는 통치자를 경멸했으며, 양나라 혜왕의 면전에서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다릅니까”고 따져묻기도 했다. 순자는 “수고를 하면서도 백성들을 위하는 일에 맞지 않는다면 그것을 간악한 일이라 한다”(<순자>)고 했다. 한대의 염철론부터 송대 왕안석의 신법 등 중국 역사의 수많은 논쟁이 현실 문제를 둘러싼 분투였음도 새삼 깨닫게 된다. 중국 감남대학교 중문과 교수인 지은이가 1999년 펴낸 <논변사화>(論辯史話)를 옮겼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기자에게 꽂힌 미·일의 ‘방과후 학교’는?

방과 후 3시간

가와카미 게이지로 지음·양은숙 한호정 옮김

시대의창·1만5000원

미국, 영국,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초·중·고교 학생들의 수업은 오후 3시께 끝난다. 부모들이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6시께다. 물론 우리나라는 수업은 더 늦게 끝나고 부모의 퇴근시간은 훨씬 늦은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외동아이가 늘어나면서 이 오후 3~6시의 ‘방과후 3시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교육할 것인지가 부모와 학교, 정부의 큰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은 일본 기자인 저자가 일본과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취재해 바람직한 방과 후 교육의 모델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에서 중심적으로 소개되는 일본의 ‘방과 후 엔피오(NPO) 애프터스쿨’은 대기업에 다니던 두 젊은이가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사회적 기업 형태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다. 학원처럼 학교 교과 내용을 가르치거나 단순히 취미활동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기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직업인들을 ‘시민 교사’로 초빙해 아이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기술, 직업 세계를 알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주방장과 함께 제철 요리를 만들고, 목수와 함께 직접 집을 짓기도 하고, 백화점에 가서 점원으로 일해보기도 한다. 학원과 학교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함께 나서 아이들의 ‘방과 후 3시간’을 풍요롭고 유익하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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