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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고구려비’는 언제 만들어 졌나? 또 논란…

등록 2013-04-12 19:47수정 2013-04-12 22:29

중국연구팀 분석결과 공식 보고서
“비문 내용 보니 광개토왕 때 건립”
일부 연구원 “장수왕 때 건립” 주장
최근 국내외 학계에서 논란을 빚어온 ‘지안 고구려비’ 건립 시기에 대해 중국 연구팀이 공식 보고서(<한겨레> 4월11일치 24면)를 통해 광개토왕(374~413) 때 세운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중국 연구자들 일부는 이 비석이 광개토왕의 아들 장수왕(394~491) 때 건립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2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8일부터 중국에서 배포중인 보고서 <지안 고구려비>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재단 쪽은 “이 보고서는 비를 세운 이가 광개토왕이라고 결론짓고 있다”고 전했다. 19세기 지안에서 발견된 ‘광개토왕비’에는 왕이 선조 왕들을 위해 무덤에 비를 세웠다고 언급한 구절이 보이는데, “지안 고구려비가 광개토왕의 부왕인 고국양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천추총 인근에서 발견됐고, 수묘(왕릉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에 대한 내용을 수록했다는 점에서 광개토왕이 세웠다고 하는 비 중의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안 고구려비는 지난해 7월 중국 지안시에서 발견된 뒤 올해 1월 중국 국가문물국(문화재청에 해당)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에 발견 사실이 처음 보도됐다. 당시 중국 쪽은 “비문에서 확인 가능한 글자는 140자이고, 주요 내용은 수묘제에 관한 것으로, 광개토왕이 세운 비로 여겨진다”고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도 당시 발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보고서에 관여한 중국 학자들 중 겅톄화 퉁화사범학원 교수는 광개토왕 건립설에 동조했지만, 장푸유 지린성 사회과학원부원장은 10일 <중국문물보>에 실은 논고에서 “지안 고구려비 건립 시기는 장수왕 15년 때인 427년 정묘년”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쑨런제 지안박물관 연구원 역시 13일 한국고대사학회 정기발표회에서 ‘지안 고구려비의 판독과 문자비교’라는 논고를 통해 장수왕 때 건립됐다는 주장을 펼 예정이어서, 건립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들 연구자가 소속된 ‘지안 고구려비 보호와 연구를 위한 영도 소조’가 집필하고 비석을 보관중인 지안시 박물관이 편집했다. 기존에 판독한 비석 명문 글자 140자에 16자를 추가한 156자에 대한 판독 결과와 여러 벌의 탁본(사진) 등을 수록했다.

<지안 고구려비>에는 고구려인의 기원에 대한 중국 중심적인 견해도 엿보인다. 고구려가 중국 고대종족의 하나인 고이족이며, 건국 당시 현토군(중국 한나라 무제가 세운 한사군의 하나)의 관할 아래 정권을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 쪽은 이에 대해 “고구려를 중국 고대 지방정권으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지안 고구려 비’는 이런 이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문 서두에 ‘시조 추모왕이 하늘과 신령의 도움으로 나라를 세웠고 그 나라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고 천명하고 있다”며 중국 쪽 주장을 반박했다. 겅톄화, 쑨런제, 장푸유는 역사왜곡 논란을 불러온 동북공정에 참여한 고구려사 전문가들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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