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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톨스토이문학은 인류자산…국가가 번역사업을”

등록 2013-04-09 19:41수정 2013-04-09 21:41

박형규(82) 고려대 명예교수
박형규(82) 고려대 명예교수
‘톨스토이 전집’ 1인 번역하는
박형규 교수

56년 외교관 꿈키우며 연구 매진
‘안나카레니나’ 이후 50년째 작업
민간출판사서 내년까지 18권 내
원로 노문학자 박형규(82·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톨스토이 전집> ‘1인 번역’에 나섰다. 박 교수는 9일 출간된 <안나 까레니나>를 필두로 출판사 뿌쉬낀하우스를 통해 내년 말까지 모두 18권짜리 톨스토이 전집을 번역해 낼 계획이다. <전쟁과 평화> <부활>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을 비롯한 소설은 물론 민화와 희곡, 에세이, 논문, 인생독본, 일기와 서한이 총망라되어 톨스토이 문학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뿌쉬낀하우스는 이번 작업이 국내 첫 톨스토이 전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출판사 작가정신에서 ‘톨스토이 전집’이 모두 9권 나와 있지만, <전쟁과 평화>가 누락된 상태에서 중단된 형편이다. 이번 전집에서는 다른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에 세 권짜리로 들어 있는 <안나 까레니나>를 1000쪽이 넘는 양장본 한 권으로 편집했으며, 200자 원고지로 1만장에 이르는 <전쟁과 평화>를 두 권으로 분책하는 등 분량부터가 매우 방대하다.

“톨스토이 문학은 러시아는 물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우리 문학과 문화에 톨스토이만큼 커다란 영향을 끼친 외국 작가는 다시 없을 정도죠. 그런 톨스토이의 전집이 이제야 나오게 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노구를 이끌고 9일 낮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 교수는 “톨스토이 문학이 한국 근대문학의 성격과 양식, 창작방법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그의 전집 출간은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마땅한데 개별 출판사의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러시아문학에 뜻을 둔 것은 1947년 경동중 4학년 무렵부터였다. “미군이 38선 이남에 진주하면서 남북이 분단되고 48년에는 이승만을 앞세워 단독정부를 밀어붙이는 걸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민족과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게 되더군요. 역사적으로나 지형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러시아와 우리는 끊을 수 없는 관계 아닙니까? 이대로 관계가 단절되어서는 안 되겠다 싶더군요. 외교관이 되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일조하자 싶어 러시아어와 문학을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정치적 사정 때문에 외교관의 꿈은 접어야 했던 그는 대신 러시아문학 연구와 번역에 매진하기로 했다. 대학 3학년이던 56년부터 번역을 시작해 66년에 톨스토이의 두 대표작 <안나 까레니나>와 <전쟁과 평화>를 출간한 것이 그의 번역 인생의 출발이었다. 그 뒤 현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들어 있는 <부활>을 비롯해 톨스토이의 주요 작품을 번역해 여러 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냈다.

“그렇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한데 모으고, 기존 번역 역시 신역에 가깝게 손을 보아 내놓는 것이 이번 전집입니다. 처음 번역을 시작한 56년에서부터 치자면 반세기가 넘게 걸린 셈이죠. 톨스토이 문학과 사상의 핵심인 사랑과 이타주의, 평등과 평화의 이념이 많은 독자들과 만나기를 바랍니다.”

글·사진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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