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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벌식 타자기로 한글 보급한 공병우

등록 2012-09-07 20:14

<공병우 한글을 사랑한 괴짜 의사>
김은식 글, 이상규 그림/한겨레아이들·1만원

‘한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손쉽게 책을 읽고, 내면의 생각들을 글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한글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문맹률을 자랑하고, 교육·문화·정보통신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6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문맹률은 80%에 달했다. 일제 치하를 겪고, 지식인들이 ‘언문’이라 해서 한글을 홀대한 탓이다.

자, 그럼 다시 돌아가자. 공병우를 들어본 적 있는가? 낯선 이름이지만,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한글을 널리 쓰지 못했을 것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업적 역시 빛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개인 안과 ‘공안과’를 세운 의사인 그는, 60~70년대 대중에게 널리 보급된 세벌식 타자기를 개발해 한글의 기계화·전산화를 촉진했다. 덕분에 인쇄매체의 획기적인 발전을 불러왔고, 한글의 보급과 문맹 퇴치를 앞당길 수 있었다. 이 책은 ‘한글을 사랑한 괴짜 의사’란 부제처럼 평생 타자기 개발과 보급, ‘공한체’ 등 한글서체 창안과 한글 대중화에 매진했던 ‘공병우’의 인생과 사상을 담았다.

공병우는 1907년 유복한 집안에서 팔삭둥이로 태어났다. 귀하게 자라 어려서부터 고집 세고 욕심도 많았다. 학창시절 선배한테 대들며 칼부림도 하고, 학교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하는 ‘문제아’였다. 그러던 중 농업학교 2학년 때 일본인 교장의 권유로 의학도의 길로 접어든다. 평생 의사로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의술의 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사정이 딱한 사람한테는 치료와 개안수술을 무료로 해줬다.

영어와 일본어, 한문만 쓰던 공병우는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이극로 선생을 환자로 만나면서 뒤늦게 한글에 눈을 떴다. 한글의 우수성에 매료된 그는 몸소 한글을 배우고, 한글로 눈병 예방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했다. 일본어로 된 시력검사표를 맨 처음 한글로 만들었으며, 일본어로 쓴 안과학 교과서를 우리말로 옮겨 펴내기도 했다. 의사로서의 업적 외에 타자기 개발자인 공병우는 1999년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 7인’에 세종대왕, 장영실, 이순신, 정약용, 지석영, 우장춘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를 위한 인물 평전 ‘한겨레 인물탐구’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초등학생 눈높이를 배려해 삽화와 자료사진을 풍부하게 싣고, 마치 학생과 선생님이 대화하듯 쉽게 풀어쓴 구어체 형식이 이채롭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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