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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가정폭력·성매매…참혹한 16살의 풍경

등록 2012-08-17 20:09

잠깐독서
나쁜친구
앙꼬 지음/창비·1만3000원

사진가 메리 엘런 마크는 1980년대 미국 시애틀 거리에서 방황하는 부랑아들을 찍었다. 그의 흑백사진은 현실의 색을 고스란히 담은 것보다 강렬하다. 단조로운 ‘흑’과 ‘백’이 아이들의 삭막한 내면을 잘 드러냈다고 평가받는다. 만화가 앙꼬(29)의 <나쁜 친구>도 흑백이다. 밤보다 더 짙은 ‘흑’과 빛보다 더 흰 ‘백’이 만화책 네 귀퉁이를 꽉꽉 채워 불편한 우리 현실을 그렸다. 흔히 만화에서 기대하는 웃음은 이 책에는 없다. 살기가 느껴지는 가정과 학교폭력, 가출, 구역질나는 어른들의 성매매 현장 등, 작가는 참혹한 ‘열여섯’의 풍경을 고백하듯 책에 담았다.

주인공 진주는 작은 일탈에도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학교에서 ‘잘나가던’ 일진 정애와 친해진다. 가출한 둘은 정애의 친구 소개로 나이를 속인 채 단란주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지만 어수룩한 진주 때문에 들통이 나 쫓겨난다. 그 어두운 유년의 터널을 지나 만화가가 된 진주는 정애를 ‘오랫동안 그리워’하면서도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정애를 보고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는’ 정애가 ‘끔찍해’서 알은체를 못한다. “나는 그 대가들을 겪으며 조금씩 세상을 배웠다. 남들보다 일찍 알게 된 것뿐”이라는 주인공의 고백은 울림이 크다. 섬세하고 솔직한 고백, 극사실적인 묘사는 저절로 주인공에게 공감의 시선을 던지게 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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