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벼라, 인생> 고성국·남경태 지음/철수와영희·1만3000원
[토요판] 덤벼라, 인생
공부도 해야 하고, 엄마 잔소리도 들어야 하고, 학교 일진들도 따돌려야 하는 바쁜 한국 청소년들. 이들에게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정색하고 충고하는 건, ‘너나 잘하세요’라는 반응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과 같다. 요즘 정치평론가로 입담을 날리는 고성국 박사도 “인생의 선배, 인생의 선생이란 말이 얼마나 가당찮은 말인가. 70억명이 사는 지구에는 70억개의 서로 다른 인생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 내가 다르게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덤벼라, 인생>은 이제 50대인 고성국 박사(고박)와 그의 친구 인문학자 남경태씨(남쌤)의 대담을 담은 책이다. 어두웠던 80년대에 출판운동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이, 20년의 세월이 지나 이젠 청소년을 위한 ‘인생론’을 말해보자며 다시 만났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나중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아쉬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둘의 대화는 남녀 간의 사랑에서부터 계약 결혼, 욕망과 이성의 문제, 존엄사와 종교의 문제, 왕따와 평등, 정의에 대한 문제 등 갖가지 주제들을 넘나든다.
“나는 봉사활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꼭 아프리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노인정, 보육원, 장애인 시설에 가도 좋아. 한두 시간이라도 좋아.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거야. 그러면 아이들은 느껴. 어른보다 훨씬 더 마음이 열려 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그런 경험을 한다면 세상을 보는 마음이 좀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공부는 눈치껏 하는 게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 되어야 해. 그게 대학이 됐건 아니건 한번 승부를 걸어보겠다면 해보는 거야. 비록 이번에 졌다고 해도 다음을 준비하면 되니깐. 남들 대학에 가니깐 나도 가고, 남들 취직하니깐 나도 하고, 대충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 공허해져.”
반듯한 교훈서 같다고?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몽주의를 싫어한다”는 고박과 남쌤은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기보다는, 지극히 사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전시’해 보일 뿐이다. 단지 두 사람은 “삐딱해지라”고 아이들을 꼬드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모범적인 답이나 ‘서울대 고전 200선’ 제목을 외우는 대신, 진짜 두꺼운 고전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식이다. 고박은 이렇게 당부한다.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거야. 학교나 직장에서 매일 크고 작은 권력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잖아. 그럴 때마다 외면하지 말고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문제를 제기하고, 호루라기를 불고, 그리고 부당한 처우를 당한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항의해봐. 그렇게 확신을 갖고 스스로 행동하면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확인하라고.”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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